3일 중구 대한상의 회관서 '경제계 신년인사회' 개최
이재용‧최태원‧정의선‧구광모 등 주요 기업인 참석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경제계와 정부 인사들이 참여하는 '경제계 신년인사회'가 3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열렸다. 경제·정치적 불확실성이 짙어진 가운데 무안공항에서 비극적인 참사까지 벌어지면서 이들은 신년 포부와 의지를 밝히는 대신 침묵을 택했다. 행사 역시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 혼란한 정국 속에도 자리 빛낸 총수들
올해 경제계 신년인사회에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가 모두 참석했다. 이 외에도 김동관 한화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장인화 포스코 회장, 김영섭 KT 대표이사,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손경식 CJ 회장 등이 참석했다.
경제단체장으로는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최진식 중견기업연합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열린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김정인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열린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김정인 기자] |
당초 주요 기업 총수들은 이번 행사에 불참할 것으로 예상됐다. 대통령과 국무총리 탄핵 이후 국무위원 서열 3위인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대통령 직무대행 자격으로 참석한 데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에 나섰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대통령경호처 등의 저항에 가로막혀 영장 집행에 실패하는 등 어수선한 정국으로 이들이 공식 석상에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요 기업 총수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빠짐없이 자리를 채웠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3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열린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김정인 기자] |
오후 4시 행사 시작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 회장 등 총수들은 ▲신년 포부 및 계획 ▲경영 불확실성 타개 방법 등을 묻는 질문에 답변을 하지 않고 회의장으로 향했다.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은 신년 계획을 묻자 "열심히 해야죠"라고 짧게 답변을 하고 들어갔다.
손경식 CJ 회장이 3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열린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김정인 기자] |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3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열린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김정인 기자] |
◆ 최태원 "조속한 국정 안정화 간곡히 부탁…과감한 제도개혁 필요"
최태원 회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경제에 있어 가장 큰 공포는 불확실성이다. 지금의 불확실성이 장기화된다면 그 여파를 가늠하기 쉽지 않다"며 "정부와 정치 지도자분들의 도움이 절실하다. 조속한 국정 안정화를 위해 힘을 더 모아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어 "저성장의 뉴노멀화라는 경고등이 켜진 가운데 인공지능(AI) 산업 패러다임 전환과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는 더 빠르고 예측하기 어려워졌다"며 "과거의 성장 공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상황이다. 모든 것을 뜯어 고쳐 새롭게 바꾸는 용기와 결단이 필요한 시기가 됐다"고 했다.
최 회장은 정부를 향해 차세대 성장 동력에 대한 대규모 지원과 함께 글로벌 패러다임 변화에 발맞춘 유연하고 과감한 제도개혁을 촉구했다. 동시에 ▲투자와 일자리 창출 ▲기업의 사회적 책임 ▲민간 외교를 통한 국익 수호 등 경제계의 노력을 약속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올 한해 우리가 가진 저력을 믿고, 위기를 기회로 바꿔 나가는데 최선을 다해 나갔으면 한다"며 "겨울이 지나 봄이 오듯 지금의 어려운 날들도 하루빨리 지나가길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제단체장들은 이 자리에서 "우리에겐 고난을 기적으로 바꿔냈던 DNA가 있으며, 위기 극복과 재도약의 핵심 주체는 결국 기업"이라며 "한마음 한뜻으로 모든 경제주체가 힘을 모아 노력한다면 지금의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kji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