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최근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이 커지는 가운데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ompute eXpressLink·CXL)'가 새로운 D램 규격으로 주목 받으면서 관련 종목들에 관심이 쏠린다.
CXL은 CPU와 메모리를 이어주는 인터페이스 기술로, 생성형 AI·데이터센터 등 처리해야 할 데이터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최근 HBM과 함께 차세대 메모리로 주목받고 있다. D램의 용량 한계로 데이터 병목현상이 발생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물리적으로 D램을 쌓아 처리 속도를 높인 것이 '고대역폭메모리(HBM)'이라면, 'CXL'은 기술적으로 장치 간의 연결 경로를 간소화해 데이터 처리를 최적화하는 방식으로 병목현상을 해결한다.
CPU 1개당 사용할 수 있는 D램이 제한됐던 기존 방식과 달리 CXL은 여러 인터페이스를 하나로 통합해 각 장치간 직접 통신이 가능한 기술이다. 서버 1대당 메모리 용량을 8~10배 이상 늘릴 수 있어 서버 메모리 용량을 수십 테라바이트(TB)까지 확장할 수 있다.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가 가능하며 서버 운영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지연시간도 줄일 수 있다.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2024.05.30 nylee54@newspim.com |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CXL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최근 글로벌 서버용 CPU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인텔이 2분기 내 CXL 2.0을 지원하는 제온6 프로세서를 출시를 밝혔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해당 신제품 출시에 발맞춰 CXL 2.0을 지원하는 D램 양산을 현재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한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일 CXL관련 총 4종의 상표를 출원했다. 지난 2021년 5월 세계 최초로 CXL 1.1 기반 CXL D램을 개발한데 이어 지난해 5월 CXL2.0을 지원하는 128GB D램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SK하이닉스도 2022년 8월 DDR5 D램 기반 96GB CXL 메모리에 이어 지난해 128GB D램을 개발했다.
◆ CXL 분야 개발 완료...시장 공략 나선 '네오셈·오픈엣지테크놀로지·티엘비·오킨스전자'
CXL 검사장비 '네오셈'은 반도체 테스트 전문업체로 지난 2022년 'CXL 1.0 D램', 지난해 'CXL 2.0 D램' 장비를 개발했다. 세계 최초 관련 기술을 고도화해 'CXL D램' 검사장비의 본격 상용화를 이끌고 있다. 네오셈 관계자는 "CXL 2.0은 지난해 개발을 완료해 현재는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해 평가 진행 중이다"며 "현재 제품 포트폴리오 대부분이 차세대 반도체인 DDR5 D램·고적층 낸드(NAND) 메모리, CXL D램·5세대 SSD 등에 집중돼 있다"고 말했다.
CXL 컨트롤러 IP '오픈엣지테크놀로지'는 AI 반도체 설계자산(IP·Intellectual Property) CXL의 핵심 IP인 CXL 컨트롤러를 개발한 국내 IP 기업이자, 인텔이 주도하는 CXL 컨소시엄에 등록된 국내 유일한 IP 업체이다. CXL 컨트롤러는 CPU 등으로부터 명령어를 받은 뒤 D램을 제어하는 시스템 반도체로, 데이터를 읽고 쓰는 기능을 담당해 CXL 메모리 장치의 핵심 부품으로 평가된다. 곽민정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CXL 컨트롤러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CXL컨트롤러 IP가 필요하다. 오픈엣지 기업이 제공하고 있는 메모리 컨트롤러 IP는 CXL 컨트롤러칩 개발의 핵심 IP로 채택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또한 오픈엣지 관계자는 "회사는 현재 다양한 인터페이스 IP 등 미래 먹거리가 될 파이프라인을 계속 추가 중이다"고 밝혔다.
CXL 메모리 모듈 PCB '티엘비'는 메모리 반도체 모듈 인쇄회로기판(PCB) 전문 기업으로, 최근 CXL 메모리 모듈 PCB 개발을 완료한 상태로 알려졌다. PCB 모듈은 면적·두께·층수가 높아질수록 고마진인데 CXL 모듈 PCB는 16~18층으로 샘플 제작이 이뤄지며, 차세대 제품은 24층 이상이다. 이충헌 밸류파인더 연구원은 "CXL 디램 양산시 PCB 모듈은 티엘비가 담당할 예정으로, 지난해 12월 제품 개발이 끝난 후 고객사에 극소량의 샘플 제품을 공급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오킨스전자'는 지난해 CXL 생산의 기반이 되는 DDR5 메모리 테스트용 인터페이스 개발을 완료했으며 양산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한 상태다. 반도체 스타트업 '파네시아'는 세계 최초로 CXL 3.0 IP를 개발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 CXL 시장 공략...개발 진행 중 '퀄리타스반도체·엑시콘'
CXL분야 IP '퀄리타스반도체'는 차세대 인터페이스 규격인 5나노미터(㎚·10억분의 1m) PCIe 6.0 파이(PHY) IP 제품 양산을 연내 목표로 개발 중에 있다. PCIe는 고속 데이터 전송을 위한 인터페이스로, CXL은 PCIe 기반으로 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가속기 등 여러 장치와 메모리를 연결한다. 퀄리타스반도체에 따르면 현재 개발 중인 PCIe 6.0은 CXL과의 호환성을 확보한 상태다. 퀄리타스반도체 관계자는 "PCIe 6.0 개발 진행 중으로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PCIe 6.0은 현존하는 대부분의 규격으로 확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CXL 2.0 테스터 '엑시콘'은 현재 CXL 2.0 테스터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신형 반도체 검사 장비를 통해 고성능 메모리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엑시콘은 이미 지난해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CXL 1.1 테스터를 개발한 바 있다. 테스터 내부에 있는 챔버(반도체 제조공정에서 환경을 제어하는 공간)도 외주 형태에서 벗어나 개발 중으로, 구체적인 상용화 혹은 납품 시점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외에도 '파두'는 지난해 미국에 자회사 이음(EEUM) 설립을 통해 CXL 메모리 컨트롤러들과 CXL 스위치 개발에 나서고 있다.
◆ CXL 수혜주로 주목..."2024년 실적 고성장 전망"
차세대 AI 반도체 기술 CXL 훈풍이 불면서 '오킨스전자·엑시콘·네오셈·티엘비·오픈엣지테크놀로지·퀄리타스반도체' 등은 CXL 관련 주로 부각돼 관련 수혜주로 주목받고 있다. AI 반도체에 대한 관심과 반도체 업황 회복 본격화에 올해 관련 기업들의 실적도 고성장할 전망이다.
오픈엣지테크놀로지는 올해 AI용 반도체 IP의 지속적인 수요 증가와 메모리 표준 및 CXL 프로젝트 관련 서버 매출 급증으로 관련 로열티 매출 발생을 기대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추정치)에 따르면 오픈엣지테크놀로지의 2024년 매출액은 366억원, 영업이익은 26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티엘비는 CXL 샘플 모델(16층 수준으로 파악) 평균판매단가(ASP)가 기존 DDR5의 약 2배 수준으로, 24층 이상 고다층 모델 출시 시 ASP는 이보다 더 높을 것으로 전망한고 있다. 티엘비의 2024년 매출액 컨센서스는 1947억원, 영업이익 9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3.67%, 200%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엑시콘은 AI시장 개화로 인한 고속·고용량 메모리 모듈 테스터 수요 증가를 예상한다. 리딩투자증권은 엑시콘의 2024년 매출과 영업이익을 전년대비 각각 63.2%, 21% 증가한 1027억원, 12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네오셈은 신규 산업(AI·클라우드) 성장에 따른 고속, 대용량 스토리지 확대로 지속적인 매출 증가를 예상한다. 상상인증권은 네오셈의 2024년 매출액이 1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퀄리타스반도체는 올해 AI과 자율주행 등 첨단 산업 발전을 통한 데이터 전송량의 폭발적 증가로 관련 수혜를 전망한다. 오킨스전자는 반도체 업황 개선과 HBM·CXL 관련 부품 증가로 2024년 실적이 지속 증가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시장정보업체 욜그룹은 세계 CXL 시장 규모가 오는 2028년 150억달러(약 20조원)을 전망하며, 그 중 80%인 120억달러(약 16조원)가 CXL D램 시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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