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사회 사건·사고

속보

더보기

[르포] "하는 수 없이 나왔지"…노모 상인의 설

기사입력 : 2024년02월09일 08:00

최종수정 : 2024년02월09일 08:00

설 코앞인데 시장 '텅텅'...한숨만
"노점 있을 때 손님 더 많았는데"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절간에 있는 거 같아. 지나다니는 사람도 없어"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서울 영등포 전통 시장. 2024.02.08 aaa22@newspim.com

설 대목을 앞둔 이달 8일 오후 서울 영등포 전통시장(영등포 시장)은 적막했다. 흐린 하늘만큼 상인들의 표정도 어두웠다. 두 손을 주머니에 푹 찔러 넣고 입을 굳게 다문 채 시장 골목을 서성이는 앞치마를 맨 상인들이 장바구니를 든 손님보다 많았다. 영등포 시장 입구 20m 반경에 있는 상점 9곳 중 3곳 셔터가 내려져 있을 만치 문 닫은 가게도 여럿이었다.

영등포 시장에서 40년 넘게 장난감과 문구를 판매하고 있는 이모(83)할머니는 "하는 수 없이 나와"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 할머니는 "손님이 아예 없는 날도 있고 보통 한둘밖에 안 오는데, 많아야 6~7명이니 전기세는커녕 난방비도 못 건져"라며 "그래도 맨날 아침 7시에 가게 문을 여는 건 혹시 기다릴 손님이 있을 수 있으니깐"이라고 말했다.

옆 점포의 송모(70) 할머니도 30년 가까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송 씨는 "오늘 딱 한 번 봤을 정도로 애들 보기 어려워. 애 대신 고양이나 강아지를 안고 오는 손님이 더 많아"라며 "예전에는 부모들이 애들이랑 구경 오거나 할머니 할아버지가 와서 손주 줄 장난감을 고르는 '선물 문화'가 있었는데 요즘엔 다들 핸드폰 열고 온라인을 '펑' 눌러 택배로 받지"라며 혀를 찼다

곳곳에 대형 마트와 백화점이 들어선 데다 경기침체까지 겹치며 시장 상인들의 마음은 꽁꽁 얼어붙어 있었다.

참조기와 명태포 같은 수산물을 진열하던 70대 상인은 "오늘처럼 설을 앞둔 '맞대목'엔 걸어 다니기 힘들 정도로 손님이 많았는데 보다시피 여길 지나는 사람이 없어"라며 "말하기 싫을 만큼 힘들어서 다들 서로 얘기도 잘 안 해. 코로나19 때가 차라리 장사가 잘됐어"라며 미간을 찌푸렸다.

영등포 시장 입구에서 12년째 반찬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60대 노모는 빨간색 앞치마를 두르고 동그랑땡과 명태전 등을 부치고 있었다. 그는 "사람이 너무 없어서 완전 절간에 있는 거 같아"라며 "사가는 전 양도 많이 줄었어"라고 하소연했다.

30년 이상 영등포 시장에서 모자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정모(85) 할머니 가게엔 '폐업 정리' 포스터가 붙어있었다. 정 할머니는 "코로나19 시기부터 저걸 붙여놓고 가게를 내놨는데 들어오려는 사람이 없어"라며 "그때는 마스크 끼고도 왔는데 이젠 밖에 나오는 손님이 없어. 건너편 집은 어제 한 개 팔았데"라고 손을 내저었다.

이어 "대형마트와 백화점이 설 기간에 세일도 하고 예쁜 포장지를 끼워 파니 사람들이 다 그쪽으로 가지"라고 덧붙였다.

땅콩집을 운영하는 70대 상인은 "'영등포 시장 이사 갔다'고 할 정도로 손님이 줄면서 하나둘 문을 닫았어. 이 골목엔 김밥집이 일곱 군데 있었는데 지금은 딱 1곳 남았고, 이 앞 남서울상가는 장난감이나 문구로 서울에서 제일로 유명했는데 지금은 (상점이) 몇 곳 안 남았어"라며 고개를 떨궜다.

영등포 시장엔 좌판에서 고사리나 미역 등을 파는 노점이 한 곳도 보이지 않았다. 정부가 매대 수 420여 대에 이르는 노점을 철거하면서다.

한 영등포 시장 상인은 "노점이 없어지고 '콩나물 살 때도 없다', '추억이 사라졌다'고 아쉬워하는 손님이 많아"라며 "오히려 노점들이 있을 때 오가는 손님이 더 많을 정도로 시장 상인들과 잘 어우러졌는데, 낡고 오래됐다며 현대화했던 게 정감 있던 풍경을 망쳤어"라고 지적했다.

 

aaa22@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전공의 단체 비대위 체제 구성···"2000명 증원 전면 백지화하라"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가 전날 긴급 임시대의원총회를 진행한 결과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고 성명을 통해 21일 밝혔다. 대전협은 "비상대책위원장에 박단, 비상대책위원에 서울대병원 박재일, 세브란스병원 김은식, 서울삼성병원 김유영, 서울아산병원 한성존, 가톨릭중앙의료원 김태근,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김준영 외 6인으로 비대위가 구성됐다"고 발표했다. [서울=뉴스핌] 대전협은 성명을 통해 정부에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와 2000명 의대 증원 계획을 전면 백지화 ▲과학적인 의사 수급 추계를 위한 기구를 설치하고 증원과 감원을 같이 논의 ▲수련 병원의 전문의 인력 채용을 확대 ▲불가항력의 의료 사고에 대한 법적 부담을 완화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대책을 제시 ▲주 80시간에 달하는 열악한 전공의 수련 환경을 개선 ▲전공의를 겁박하는 부당한 명령들을 전면 철회하고 전공의들에게 정식으로 사과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의료법 제59조 업무개시명령을 전면 폐지하여 대한민국 헌법과 국제노동기구(ILO)의 강제 노동 금지 조항 준수를 요구했다. 대전협은 "정부는 2000명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의대증원)숫자를 발표했다. 과학적 근거를 요구했으나 정부는 근거 자료 공개를 거부했다"면서 "정부가 인용한 자료의 저자인 서울대학교 홍윤철 교수 역시 문제가 많은 의료 시스템을 고친 후 의대 증원 규모를 계산해야 한다고 밝혔고, 전일 전국 의과대학 학장단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무리한 증원 규모를 제출하였던 점을 시인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대전협은 "본 회는 합리적인 의사 수 추계를 위하여 과학적인 근거 마련이 선행돼야 하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했지만, 정부는 정치적 표심을 위해 급진적인 의대정원 정책을 발표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오로지 총선 승리만을 위한 의료 정책을 가만히 지켜볼 수는 없었다"라고 주장하며 "무너지는 수련 환경 속에서도 병원을 떠나고 싶었던 전공의는 단 한 명도 없다. 정부가 조속히 지금의 정책을 재고하고 전공의들의 목소리를 반영하여 올바른 정책을 제시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calebcao@newspim.com 2024-02-21 07:01
사진
이낙연·이준석, 각자도생…野 탈당 인사들 '새로운미래' 합류 가능성 [서울=뉴스핌] 윤채영 기자 = 4월 총선을 앞두고 제3지대 세력의 '빅텐트'가 무산됐다. 개혁신당에서 모인 이낙연 공동대표와 이준석 공동대표가 결별을 선언하면서 각자도생하게 됐다. 설 연휴 직전에 두 세력 등이 모여 공동 창당하기로 하면서 극적인 화합이 이뤄졌지만, 창당 과정에서 가치와 이념 차이를 봉합하지 못했다. 이낙연 공동대표는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시 새로운미래로 돌아가 당을 재정비하고 선거체제를 신속히 갖추겠다"며 결별을 선언했다. 공동 창당 선언 11일 만에 파기된 것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결별을 선언한 이낙연 새로운미래 대표(왼쪽)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당사와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2024.02.20 leehs@newspim.com 3지대 합당에는 이준석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 이낙연 대표의 새로운미래(창당준비위원회), 금태섭 대표의 새로운선택과 이원욱·조응천 의원의 원칙과상식이 함께 하기로 했었다. 이들의 갈등은 '선거 지휘권'을 두고 확산됐다. 개혁신당은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총선 선거 운동과 정책 결정권을 이 대표에게 위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를 두고 이낙연 대표와 김종민 최고위원은 "이준석 사당화"라며 해당 안건을 반대했다. 이준석 대표, 양향자 원내대표, 조응천 최고위원, 금태섭 최고위원만 찬성표를 던졌다. 앞서 배복주 전 정의당 부대표의 입당을 두고도 신경전이 계속됐고, 선거 지휘권 쟁탈전에서 파국을 맞은 것이다. 양향자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이날 뉴스핌과 만난 자리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공동 창당에 반대했던 사람이다. 두 대표는 너무 다르다"며 "끝날 거라고 어느정도 예상했고, 빨리 이렇게 돼 오히려 다행"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도 3지대를 두고 보수와 진보 진영의 규합이 내부적으로 잘 맞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팽배했다. 추후 선거를 두고 지도부 지역구 출마, 공관위 설치와 정책 공약 발표 등을 두고 갈등이 더 심화됐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이낙연 대표의 탈당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02.20 leehs@newspim.com 개혁신당 측 관계자는 "이낙연 대표가 지역구 출마를 빨리 정해주길 원했는데, 이 대표 측은 우리를 못 믿었다. 신뢰가 없었다"며 "깨진 게 아쉽기는 하지만, 결과적으로 지금 시점에 이렇게 된 것이 잘 된 것"이라고 전했다. 이낙연 대표의 새로운미래와는 헤어졌지만, 나머지 세력들은 통합 개혁신당에 남기로 했다. 새로운미래는 전날 '새로운미래' 당명으로 별도 중앙당을 등록을 했다. 총선 전권을 요구한 이 대표와 결별한 개혁신당은 추후 총선 전략 구성에 있어 더 원만할 것으로 보인다. 개혁신당 핵심관계자는 "현 6%대 지지율에서 더 오를 거라고 본다"며 "지지율이 빨리 안 오르면, 지도부 출마 선언을 앞당길 것이고, 빨리 오르면 조금 늦게 발표해도 될 것 같다"고 했다. 3지대 빅텐트가 해체되면서, 야권에선 민주당의 총선 전략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민주당은 이번 주부터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 개별 통보를 했다. 하위 20%에 속한 현역 의원들이 '반발'하며 추후 탈당을 예고하고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영주 국회부의장도 탈당한다고 하지 않았나"라며 "더 탈당하게 되면 아예 신당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다른 야권 관계자도 "이낙연 대표가 완전히 홀로서기를 했으니, 민주당을 탈당한 사람들이 더 쉽게 새로운미래로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ycy1486@newspim.com 2024-02-20 18:06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