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제 퇴행으로 명분 잃고 尹대항 연합전선 무너질 것"
"정청래 '권역별 비례제 전 당원 투표' 제안, 좀 비겁해"
[서울=뉴스핌] 김윤희 기자 =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9일 오는 4·10 총선에 적용될 비례대표 선출방식과 관련 "병립형으로 야권 비례의석을 독점하면 민주당 의석은 몇 석이 늘겠지만, 민주·진보개혁 진영 전체 의석은 굉장히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에서 "특히 선거제 퇴행으로 명분도 잃고, 이로 인해 윤석열 정권에 대항하는 연합 전선도 무너지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 26일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이탄희 의원 등 민주당 소속 의원 80명과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병립형 회귀 절대 반대와 준연동형 유지' 성명을 진행한 바 있다.
또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이재명 대표를 향해 "침묵은 리더십이 아니다. '국민과 한 약속을 꼭 지키겠다'고 한 마디만 해 달라"고 요구하며 "혼자 다 먹겠다고 욕심부리면 다 죽는다"고 적었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뉴스핌 DB] |
김 의원은 방송에서 "지금 연동형 비례제는 유권자 의사를 제대로 반영해서 표의 등가성을 높이고 사표를 줄이자는 취지다. 그런데 병립형으로 되돌아가면 이런 취지는 다 뭉개지고 결국 거대 양당인 우리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거의 다 나눠먹기 해야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몇 자리 욕심내다가 개인도 그룹도 다 잃을 수 있다. 소탐대실이다"라며 "민주당은 연대하고 연합할 때 승리했기 때문에 연동형 비례제, 현행 선거법을 지켜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부각했다.
김 의원은 임혁백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장이 30%를 소수 정당 몫으로 배분하는 권역별 비례제를 대안으로 제시한 것에 대해서는 회의적 입장을 표했다.
그는 "연동형 비례제는 대통령 직선제에 버금가는 민주주의 제도의 진전이라고 생각한다. 선거제 개편이 개헌보다 어렵다고 하는 것도 그런 의미"라며 "연동형 제도는 국민과의 약속이고, 우리가 당론 채택도 했고 전당대회에서 추인도 한 안"이라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존경하는 대정치학자인 임혁백 위원장께서 제안한 걸로서는 좀 많이 아쉽게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또 김 의원은 "당내 (의견들도) 반반 정도 갈려서 이제 마지막 결론을 내야 할 시점"이라며 지도부의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이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단체 대화방에 '권역별 비례제 도입에 대한 전 당원 투표'를 제안한 것에 대해선 "전 당원 투표가 굉장히 민주적인 것 같이 느껴지지만, 한편으로 보면 좀 비겁하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선거제) 논쟁이 오래됐는데 이제는 당 지도부가 결단할 때지, 이걸 다시 전 당원 투표를 붙이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이미 충분하게 논의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는 다시 당원들한테 미룰 게 아니라 당을 책임지고 있는 당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 지도부에서 결정을 하고, 그 부분을 의총에서 추인 받으면 된다"고 말했다.
선거제 개편 관련 별다른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는 이 대표에게는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에 이어 네 번째 민주 대통령이 되려고 이재명 후보가 마음을 먹고 있는데, 세 분 대통령의 뜻을 계승해야 된다"며 "그것이 연동형이고 연합정치"라고 제언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은 민주 세력의 마당인데 이재명 대표께서 민주 개혁 세력 대연합의 대표임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며 "31일(신년 기자회견일)에 입장을 내기엔 시간이 너무 촉박하지 않을까"라고 재차 결단을 촉구했다.
동시에 '당 지도부가 당론으로 병립형이나 권역별 비례제를 채택할 경우 어떻게 할 건가'라는 질문엔 "지금 연동형을 주장하는 국회의원들이 81명인데, 이분들이 당 지도부에 전체적으로 요청을 하면 거기 동의할 거라고 생각한다"며 현행 선거제 유지에 완고한 입장을 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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