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정치 국회·정당

속보

더보기

이재명 '숙제 세가지'...호남 투표율·중도 설득·사법리스크

기사입력 : 2025년04월28일 06:19

최종수정 : 2025년04월30일 14:35

李, 89.77% 득표율로 대선 후보 확정...이변 없어
경선 형식의 추대 대회...치열한 싸움 검증 실종
낮은 호남 투표율·90%의 역설·사법리스크 숙제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이변은 없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예상대로 경선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두며 대선 후보로 확정됐다. 90%에 육박하는 득표율이었다. '어대명(어차피 대선후보는 이재명)'이 현실화한 것이다. 경쟁자 두 사람의 득표율을 합해 10%를 겨우 넘겼다. 경선의 형식을 띠었으나 사실상 추대 대회나 다름없었다.

이번 경선은 이 후보 독주로 감동 요소는 찾아볼 수 없었다. 치열한 싸움과 날카로운 후보 검증은 아예 없었다. 관심이 있을 리 만무하다. 말 그대로 '이 후보 콘서트'를 위한 착한 경선이었다. '三無(무경쟁·무검증·무관심) 전당대회'(서지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라는 말로 요약된다. 

[고양=뉴스핌] 정일구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27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수도권·강원·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수락연설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2025.04.27 mironj19@newspim.com

이 후보의 89.77% 득표율은 민주당 대선 경선의 역대 최고 기록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97년 15대 대선 당시 새정치국민회의의 후보로 선출됐을 때의 78% 득표율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다. 이 기록은 앞으로도 깨지기 어려울 것이다. 민주주의 정당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수치다. 민주당이 명실상부한 이재명당임을 대내외에 과시한 것이다.

이번 경선은 정권 탈환을 통한 국민 통합과 내란 종식, 민생 회복을 강조한 이 후보에게 세 가지 숙제를 안겼다. 예상보다 낮은 텃밭 호남의 투표율과 중도층에 독주로 비칠 수 있는 90% 득표의 역설, 여전한 사법 리스크는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다. 세 가지는 대선 승리의 필요충분 조건이다.

우선 호남의 낮은 투표율이다. 호남권(광주·전남·전북) 투표율은 53.67%였다. 충청권 투표율(57.87%)과 영남권 투표율(70.88%)보다도 낮다. 순회 경선 전체 투표율(57.49%)에도 미치지 못했다. 호남은 민주당의 텃밭이다. 민주당 후보로서 정통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호남의 압도적인 지지가 절실했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이다.

호남의 53% 투표율은 지난 2017년 치러진 19대 대선 경선(64.9%)과 4년 뒤인 20대 경선(55.23%)에 미치지 못했다. 19대 대선과 20대 대선에 비해 각각 11.23%포인트(p), 1.56%p 낮아진 것이다.

이 후보가 정통성 확보를 위해 공을 들였지만 지지층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 실패했다. '어대명', '구대명(90% 지지율로 대선후보는 이재명)'이라는 말이 공공연할 정도로 이 후보가 독주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그만큼 관심도가 떨어진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경선의 50%를 차지하는 권리당원의 결집이 경선 결과를 좌우하는 경선 방식으로 인해 관심도가 더 떨어진 측면도 있다. 이는 구조적 문제다.

더 아픈 대목은 호남 일각의 이 후보 비토론을 완전히 잠재우지 못한 것이다. 이 후보를 호남의 적자로 밀겠다는 압도적인 분위기였다면 이같이 투표율이 저조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어차피 호남 지역에서 이 후보를 밀겠지만 만에 하나 투표율이 떨어진다면 대선 승리에 비상이 걸릴 수 있다. 호남의 낮은 투표율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당내 통합과 중도층의 독주 우려 불식도 당면 과제다. 이 대표가 경선 승리 후 '원팀'을 강조한 이유다. 이 후보는 "끝까지 아름다운 경쟁을 펼친 김경수·김동연 후보님은 당의 귀한 자산이자 든든한 동지인 두 후보에 뜨거운 격려의 박수 부탁드린다"며 "이제부터 김동연의 비전이 이재명의 비전이고, 김경수의 꿈이 이재명의 꿈"이라고 말했다.

두 후보는 이번 경선에서 이 후보의 독주에 가려 전혀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 차기를 노리겠지만 재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애당초 선대위 조직을 꾸릴 때 이미 두 후보의 고전이 예상됐다. 중진 의원들로 매머드급 통합형 선대위를 꾸린 이 후보와는 달리 두 사람의 캠프에는 현역 의원이 아예 없었다. 한 캠프 관계자는 "현역 의원을 캠프에 모시기 위해 후보가 직접 여러 의원을 삼고초려했지만 모두 난색을 표했다"고 전했다.

이 후보의 89.77%라는 압도적 득표율은 역설적으로 이 후보에게는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 이 후보의 약점인 독주 이미지가 한층 굳어질 수 있어서다. 30번의 탄핵 시도와 무리한 입법이 이미 탄핵 정국에서 도마에 오른 상황이다. 당장 국민의힘과 새미래민주당은 "민주당은 더이상 민주당이 아니라는 게 입증됐다"며 '이재명당' '일극 체제'라고 맹비난했다.

당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 후보와 경쟁했던 김동연 후보는 지난 26일 기자들과 만나 "특정 후보에게 90% 가까운 표가 몰아가는 건 민주당으로선 건강하지 않다"며 "보다 역동성 있고 더 큰 민주당이 돼야 한다"고 했다. 이 후보가 경선 후 원팀을 강조했지만 김동연 후보 지지자들과의 화학적 결합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특히 비호감도가 높은 중도층 설득이 중요한 과제가 됐다.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입법 사법 행정부를 사실상 장악하게 된다. 국회 과반 의석을 확보하고 있어 개헌 말고는 거의 모든 게 가능하다. 윤석열 정부의 마지막 무기였던 대통령 거부권도 사라진다. 말 그대로 견제 세력이 없는 독주 체제가 완성된다. 90%에 육박하는 득표율은 중도층에게 독주 우려를 다시 한 번 상기시킬 개연성이 다분하다. 그렇지 않아도 중도층 일부의 비토 분위기가 상존하는 상황이다. 이 후보 지지율이 30%대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후보의 사법 리스크는 현재 진행형이다.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한 대법원 선고 결과는 이 후보 지지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전합)는 지난 24일 두 번째 기일을 열어 사건을 심리하는 등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대법원이 6·3 대선 전에 결론을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후보자 등록 마감일인 5월 11일 이전에 확정 판결이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재판 결과가 대선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이를 최소화하는 차원에서다.

대법원이 파기자판을 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대법원이 무죄 판결을 확정하면 이 후보는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나 대세론을 굳힐 가능성이 상당하다. 반대로 대법원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할 경우 이 후보는 대선 출마에는 문제가 없지만 지지율에는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국민의힘 후보는 범죄자 프레임으로 공격할 가능성이 높다.

이 후보가 여유 있게 예선을 통과했지만 대선 승리까지는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다. 당장 세 가지 숙제가 이 후보를 기다리고 있다.

leejc@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李대통령, 오광수 민정수석 사의 수용 [서울=뉴스핌] 이영태 선임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13일 전날 밤 사의를 표명한 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의 사의를 수용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오광수 민정수석이 어젯밤 이재명 대통령께 사의를 표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 [사진=대통령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공직기강 확립과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의 중요성을 두루 감안해 오 수석의 사의를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이어 "대통령실은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개혁 의지와 국정 철학을 깊이 이해하고 이에 발맞춰 가는 인사로 조속한 시일 내에 차기 민정수석을 임명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차명 부동산과 차명 계좌 의혹으로 오 수석이 물러난 만큼 차기 민정수석 검증 기준에 청렴함 등이 포함될 것이야는 질문에 "일단 저희가 가지고 있는 국정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고 이를 시행할 수 있는 분이 가장 우선적인 이재명 정부의 인사검증 원칙이라고 할 수 있겠다"며 "새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이 워낙 크기 때문에 그 기대에 부응하는 게 첫 번째 사명"이라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오 수석 건을 계기로 인사 검증 기준이라 원칙이 마련될 수 있느냐는 질의에는 "이 대통령이 여러 번 표방했던 것처럼 우리 정부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실용적이면서 능력 위주의 인사가 첫 번째 가장 먼저 포방될 원칙"이라며 "그리고 여러 가지 우리 국민들이 요청하고 있는 바에 대한 다방면적인 검토는 있을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medialyt@newspim.com 2025-06-13 09:43
사진
조은석 내란특검 "사초 쓰는 자세로"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이른바 '3대 특검(특별검사)' 중 내란 특검을 맡게 된 조은석(60·사법연수원 19기) 전 감사원장 권한대행이 13일 "수사에 진력해 온 경찰 국가수사본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검찰의 노고가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사초를 쓰는 자세로 세심하게 살펴 가며 오로지 수사 논리에 따라 특검직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조 특검은 이날 "수사팀 구성과 업무공간이 준비되면 설명해 드릴 기회를 갖도록 할 것"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조 특검은 현재 퇴직 후 별도 근무 중인 변호사 사무실이 없고 재택근무 중이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 [사진=뉴스핌DB] 전남 장성 출신인 조 특검은 광주 광덕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1993년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검찰연구관, 대검 공판송무과장, 대검 범죄정보1·2담당관,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장검사,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 광주지검 순천지청장, 서울고검 형사부장 등을 거쳤다. 이후 2014년 대검 형사부장 시절 세월호 참사 검경 합동 수사를 지휘했고, 청주지검장, 사법연수원 부원장을 지낸 뒤 문재인정부에서 서울고검장과 법무연수원장을 역임한 뒤 검찰을 떠났다. 2011~2025년 감사원 감사위원을 지낸 조 특검은 임기 중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에 대한 감사가 '표적 감사'라며 제동을 거는 등 윤석열정부와 대립하기도 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저녁 내란 특검에 조 특검, 김건희 특검에 민중기 전 서울중앙지법원장, 채해병 특검에 이명현 전 국방부 검찰단 고등검찰부장을 각각 지명했다. 조 특검과 민 특검은 더불어민주당 추천, 이 특검은 조국혁신당 추천이다. 각 특검은 최장 20일간 준비기간을 거치게 되며, 내달 초 본격적인 수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특검은 최대 60명, 김건희 특검은 40명, 채해병 특검은 20명의 검사를 파견받을 예정이다. hyun9@newspim.com 2025-06-13 07:42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