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한때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 업체였던 비구이위안(碧桂園·벽계원, 영문명 컨트리가든)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가 불거진 가운데 중국 당국이 부동산 업계 회의를 긴급 소집했다고 중국 매체 자커(ZAKER)가 블룸버그 통신을 인용해 11일 보도했다.
블룸버그 통신이 사안에 정통한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소식통을 인용한 바에 따르면, 증감회는 이날 부동산 기업 및 금융기관을 소집해 온라인 회의를 개최한다. 이번 회의는 증감위 회사채 발행 담당부서가 주관하며, 비구이위안을 포함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해 관련 대책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는 "이번 회의는 경제 회복을 가로막고 있는 부동산 시장을 되살리기 위한 당국 노력 중 최신의 시도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앞서 9일 중국 현지 매체들은 비구이위안이 7일 만기 도래한 각 5억 달러(약 6590억원) 규모의 달러채 2개에 대한 이자 2250만 달러를 상환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달러화 채권은 이자 지급 예정일로부터 30일 간 유예기간을 갖지만 이 기간 내 이자를 지급하지 못하면 디폴트를 선언하게 되는 것이다.
비구이위안은 최근 "매출이 부진하고 자금 조달 환경이 악화한 상황이 단기에 회복되긴 어려울 것"이라며 "채무 리스크 해소를 중요시 여기면서 채권자의 합법적 권익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디폴트 고비를 넘긴다 하더라도 안심할 수 없다. 비구이위안이 연말까지 상환해야 할 채권액은 역내 2개 채권의 4억 9700만 위안, 역외 1개 달러채 4억 달러다. 대부분의 이자 지급이 올해 9월과 내년 1월에 몰려 있고 중국 매체 제몐(界面)은 전했다.
1992년 설립된 비구이위안은 2017년부터 5년 연속 중국 부동산 기업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부동산 경기 침체 속 중국 국유은행이 유동성 지원을 위해 시범적으로 선정한 '우량 부동산 기업 목록'에도 이름을 올렸었다.
비구이위안은 그러나 지난해 61억 위안(약 1조 111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2007년 홍콩 증시 상장 이후 15년 만에 첫 적자를 낸 것이다. 지난해 연매출은 4304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했다. 올 들어 7월까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 하락한 1408억 위안에 그쳤다.
올해 상반기 순손실은 450억~550억 위안(약 8조 2084억~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비구이위안은 전날 공시를 통해 밝혔다.
전문가들은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 업체 중 하나인 비구위안이 디폴트에 빠질 경우 헝다(恒大) 사태 때보다 더 큰 충격을 불러올 수 있다며, 중국 부동산 수요를 더욱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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