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지난 5월 발생한 캐나다 산불이 7월 들어서도 '통제불능' 수준이다. 캐나다의 광범위한 산악 지형과 부족한 소방 자원이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일(현지시간) 캐나다 산불센터(CIFFC)에 따르면 현재 진행 중인 산불은 총 568건, 이 중 101건만 화재를 진압한 상황이고 279건은 '통제불능' 상황이다.
이번 산불은 캐나다 역사상 최악의 산불 사태로 꼽힌다. 올해 들어 3202건의 산불이 발생했고, 태운 면적은 830만 헥타르에 달한다. 이는 남한 면적 1003만 헥타르의 약 83%에 달하는 규모다.
이번 산불로 미국 워싱턴DC와 16개 주에서는 대기질 경보가 내려졌다. CNN에 따르면 1억여명의 미국인이 대기질 경보 영향권에 거주하고 있다.
캐니다 동부 퀘벡주 미스타시니의 한 산불 현장. 2023.06.12 [사진=로이터 뉴스핌] |
주요 외신은 산불 진압이 어려운 배경으로 캐나다의 지형 특성과 부족한 소방 자원을 꼽는다.
캐나다에서는 인구가 밀집한 지역이 따로 있다. 현재 브리티시콜럼비아, 앨버타, 온타리오, 퀘벡주(州) 일대에서 산불이 번지는 가운데 각 주별 소방 당국은 한정된 자원으로 산불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주로 주거지 일대의 산불 진화를 우선순위로 처리한다.
캐나다 산불 전문가인 로버트 그레이 생태학 박사는 "한정된 소방 자원에 동시다발적으로 많은 산불이 발생하고 있다면 인명과 자산 보호를 우선시할 수 밖에 없다"며 "직접적으로 위협이 되는 산불이 아니라면 그냥 내버려 둘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주민이 거의 없는 험악한 산악지대에서의 대규모 산불의 경우 진화 자체가 어렵고 경제적으로 효율적이지 않으며, 소방대원의 안전을 보장하기가 어렵기 때문이 일부러 진화 작업에 나서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레이 박사는 "산불 범위가 매우 광범위해 사람들 접근 자체가 불가한 경우가 있다. 돌풍까지 분다면 불은 갑작스레 번져 사람을 덮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산불 진화를 위해 한국을 비롯해 미국, 호주, 뉴질랜드, 프랑스, 멕시코, 스페인, 칠레, 코스타리카 등 세계 각국에서 소방대원이 투입됐지만 피해 면적이 워낙 광범위해 인력은 부족하다.
여기에 화재 진압 장비가 태부족하다. 각 주정부에서 매년 예산안에 소방 당국 예산을 적게 책정하기 때문이다.
그레이 박사는 "산불이 발생하면 정부들이 뒤늦게 추가 예산을 투입한다"며 "산불 위험 저감과 예방에 예산 책정 초점을 둬야 할 텐데 매년 수십억달러를 산불이 발생하고 난 뒤에 지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터무니 없다"고 비판했다.
캐나다 산불은 매년 발생하는 일이지만 기후변화로 그 빈도와 피해 규모가 커지고 있다고 기후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시카고 로이터=뉴스핌] 최원진 기자= 28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하늘이 캐나다 산불 연기로 뿌옇다. 2023.06.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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