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법 제정 무관하게 간호사 근무환경 개선"
"면허취소법은 개정 방향 당정협의" 개정 추진
[세종=뉴스핌] 이경화 기자 = 간호법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이 의결된 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발표한 '간호인력지원 종합대책'을 통해 간호사 처우 개선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고령화 시대에 맞는 새로운 의료, 요양, 돌봄 통합 시스템을 구축하고 간호사들의 처우를 국가가 책임지고 개선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간호법 거부권 행사에 간호계가 강력 반발하자 복지부가 간호계 달래기에 나선 셈이다.
다만 의사단체를 중심으로 반발이 나오는 의료법 개정안(의료인 면허취소법)이 거부권 행사 대상에서 빠진 데 대해서는 법 개정을 위한 당정 협의를 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 "간호사 처우 개선 국가가 책임"…간호계 달래기 나선 복지부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16일 오후 브리핑에서 "간호사 처우 개선은 국가가 책임지겠다"며 "간호사 분들이 환자 곁을 계속 지켜주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입법이 아닌 정부 대책만으로 간호사 처우 개선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지적에는 "간호법 제정과 무관하게 4월 말 발표한 간호인력 지원 종합대책을 착실히 이행하겠다"며 "입법 방향과 관련해선 당과 협의해 방향을 정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16일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간호사 처우개선에 대해 국가가 책임지겠다고 발표했다. [사진=보건복지부] 2023.05.16 kh99@newspim.com |
복지부가 지난달 25일 내놓은 제2차 간호인력 지원 종합대책을 보면, 정부는 간호계와 병원계 등이 참여하는 '간호인력 수급위원회'를 구성, 과학적 기반에 근거한 간호대학 입학정원을 결정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1년간의 임상교육·훈련체계를 도입하고 교육 전담간호사 배치·정부 지원사항을 법제화해 의료기관에서 신규 간호사의 임상적응을 돕는 한편 재정 지원도 늘린다.
또 간호사 1명당 간호하는 환자 수를 현재 16.3명(상급종합병원)에서 5명까지 줄이고, 3교대 근무 방식 외에 ▲낮 또는 저녁 고정 근무, 낮 저녁 또는 낮과 야간, 저녁과 야간시간대에 번갈아 근무 ▲12시간씩 2교대 근무 등의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다만 이런 계획은 법제화로 뒷받침하지 않으면 선언적 수준에 그친다는 지적이 쏟아진 터다.
복지부는 고령화 시대에 맞는 의료, 요양, 돌봄 시스템 구축 방침도 밝혔다. 조 장관은 "수요자 중심의 통합 돌봄체계, 직역 간 합리적인 협업체계 마련, 사회적 논의를 통한 법체계 구축의 원칙을 갖고 노인이 사는 곳에서 의료와 요양, 돌봄 서비스를 편하게 받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분절적인 서비스를 효율화하고 산재된 법·제도를 정비해 수요자 중심의 의료, 요양, 돌봄 시스템을 만들겠다"며 "현재 추진 중인 노인의료·돌봄 통합지원사업을 통해 새로운 모델을 마련하고 의료법, 건강보험법, 장기요양보험법, 노인복지법 등 관련 법령을 정비해 제도 연계를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 "면허취소법 과도하다는 여론"…의료법 개정, 당과 협의
반면 복지부는 의사면허취소법(의료법 개정안)이 거부권 대상에서 빠진 것과 관련해선 법 개정 추진을 시사했다.
조 장관은 "의료인이 모든 범죄에 금고 이상의 형을 받는 경우 면허를 취소한다는 것은 과도하다는 여론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관련 법 개정 방향과 관련해 당정협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간호법에 재의요구권을 행사했지만 의료법 개정안은 그대로 의결했다. 이 법안에는 의료인의 결격·면허 취소 사유를 범죄 구분 없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는 경우로 확대하는 내용이 있어 의사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와 간호조무사협회 등 13개 보건의료단체로 구성된 보건복지의료연대는 간호법 거부권 행사 결정을 환영하며 17일로 예고했던 연대 총파업을 일단 보류한다고 밝혔다.
다만 의료인의 결격·면허 취소 사유를 강화하는 걸 골자로 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거부권 건의 대상에서 빠진 데 대해 재개정 절차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의료인 면허취소법에 대해 의료자원의 소멸과 필수의료 분야의 인력 부족을 불러올 거라며 반대하고 있다.
kh9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