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중국 내 독감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일부 지역 학교들은 휴교에 돌입했고, 독감 항원 검사키트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 14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전역에서 발열 환자가 급증하면서 'A형 독감'이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 2월 들어 베이징(北京)·톈진(天津)·상하이(上海)·저장(浙江) 등의 일부 학교 학생들이 A형 독감에 감염돼 수일간 휴교했고, 특히 선전(深圳)시 당국은 독감 위험등급을 '중급'으로 상향 조정했다.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독감 치료 지정 병원의 독감 의심 증상 사례는 10만 건을 넘어섰고, 독감 양성률은 25.1%에 달해 5주 연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A형 독감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중국 곳곳에서 A형 독감 항원 검사키트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일부 판매대리점들은 재고가 이미 소진됐다며, 최소 3~4일은 걸려야 제품이 입고될 것이라고 스다이차이징(時代財經)에 전했다.
전자상거래 플랫폼 징둥(京東)의 인기 검색어 자료에 따르면 이달 7일부터 A형 독감 항원 검사키트 검색량이 급증했다. 현재 징둥상청(京東商城)에서 판매 중인 A형 독감 항원 검사키트는 10여 종으로, 대부분 제품이 A형 독감과 B형 독감 바이러스를 확인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요가 급증하면서 판매가도 치솟는 중이다. A형 독감 항원 검사키트의 최근 판매가는 30~70위안(약 5700~1만 3400원) 수준으로, 코로나19 진단 키트 가격의 10~35배에 달하고 있다. 체외진단 업계 관계자는 매체에 "A형 독감 검사키트 생산 기업이 많지 않은 데다가 독감 바이러스의 경우 계절적 특징이 두드러져 단기간에 급증한 수요를 충족하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진=바이두(百度)] |
한편 일부 지방 정부가 독감 확산 억제를 위해 '제로 코로나' 정책과 유사한 비상 대응 계획을 내놓으며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중국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시는 지난 9일 '독감 유행 응급 예방 대책'을 발표했다. 독감 유행 상황을 4단계로 분류한 뒤 2급 단계에 도달할 경우 생산공장의 조업 중단과 시장 폐쇄, 학교 휴교는 물론 지역 봉쇄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최상위인 1급 단계에 이르면 발병 지역을 전면 봉쇄한 뒤 교통과 생산 및 영업 시설 운영을 중단하고 불필요한 인구 이동을 통제하는 방법도 포함됐다.
시안의 발표 이후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일부는 "현재 유행 중인 독감이 전례 없이 강한 만큼 확산을 막기 위해 코로나19 대응에 버금가는 방역 조치가 필요하다"고 시안시 조치에 공감했다. 반면, 다수 누리꾼들은 "또 다시 '제로 코로나' 시절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며 우려를 표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人民日報)는 "A형 독감 증상이 나타나면 출근하거나 수업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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