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뉴스핌]김나래 특파원=일본 소프트뱅크가 소유한 영국 반도체 설계 기업 ARM이 올해 미국 증시에 단독 상장을 추진한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ARM 르네 하스 최고경영자(CEO)는 "몇 달간 영국 정부 및 금융행위감독청과 논의한 결과, 미국 단독 상장 추진이 회사와 이해관계자, 주주들을 위한 최선의 길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다만 하스 CEO는 ARM의 영국 증시 상장 가능성은 열어 두었다. ARM은 "적절한 시기에 후속 기업공개(IPO)를 고려해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사진= 로이터 뉴스핌] |
ARM은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칩 설계 요소의 세계 최대 공급업체로, 애플, 퀄컴 등에 반도체 설계 자산을 판매하고 있다. 애플 아이폰 등 전세계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의 95%, 태블릿의 85%가 ARM의 설계도를 사용하고 있다.
앞서 ARM 본사가 있는 영국은 당초 상장에 매우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영국 정부는 ARM을 뉴욕 증시와 런던 증권시장에 동시 상장하는 계획을 추진해왔지만 상황이 어려워졌다. ARM을 영국 증시에 유치하려고 노력한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가 코로나19 파티 스캔들로 불명예 퇴진을 했기 때문이다. 이후 리즈 트러스 전 총리 또한 금융시장 혼란에 대한 책임을 지고 45일 만에 사임하면서 상장 계획은 미궁에 빠졌다.
이에 일부 외신들은 이번 결정은 영국 상장을 줄기차게 요구한 리시 수낵 영국 총리에게 충격을 줄 것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미국 증시의 투자자 기반이 더 탄탄하고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며 수낵 총리 요청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영국에서의 ARM 사업은 더욱 확장할 예정이다. ARM은 영국 브리스톨에 새로운 사무실을 개설해 영국에서 더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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