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그리스 중부에서 발생한 열차 충돌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57명으로 늘어났다. 시민들은 정부와 철도 회사의 시스템 관리 부실로 생긴 참사라며 이틀째 시위 중이다.
2일(현지시간) BBC방송에 따르면 사고 현장에서 수습된 시신은 57구다.
지난달 28일 자정이 조금 안 된 시간, 수도 아테네에서 중부 테살로니키로 향하던 여객열차가 테살로니키에서 라리사로 가던 화물열차와 정면충돌했다.
당시 승객과 승무원 350명이 타고 있던 여객열차는 같은 선로에서 다가오던 화물열차를 모르고 시속 150㎞로 달리고 있었다. 엄청난 충돌 충격에 1·2호 객차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망가졌고, 3호 객차는 선로를 이탈했다.
[라리사 로이터=뉴스핌] 최원진 기자= 그리스 중부 라리사 인근의 열차 충돌 사고 현장에 구조대가 크레인으로 사고 열차칸을 들어 올리고 있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밤, 여객 열차와 화물 열차가 충돌하면서 수십 명이 사망했다. [재판매 및 DB금지] 2023.03.02 wonjc6@newspim.com |
이날 사고 열차에는 전날 공휴일로 황금연휴를 즐기기 위해 수도 아테네에서 축제를 즐기다 돌아온 20·30대 대학생과 청년들 탑승객이 대다수였어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시민들은 분노했다. 이번 사고는 정부와 철도 회사가 철도 시스템을 방치한 인재(人災)라며 전날부터 이날까지 이틀째 규탄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철도와 지하철 노동조합은 1일 오전 6시(한국시간 1일 오후 1시)부터 24시간 동안 파업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아테네의 열차와 지하철 운행이 차질을 빚었다.
다음날인 이날 아테네와 테살로니키에서는 2000여명의 시민들이 항의 목소리를 높였다. 아테네에 있는 헬레닉 트레인 회사 본사 앞에는 약 700명의 시민이 모였다.
시위에 참가한 스트라스 난티스 씨는 "우리는 철도 회사와 현·전 정부에 분노한다. 그들은 그리스 철도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리스 주요 철도 회사인 헬레닉 트레인의 전신은 트레인OSE으로 그리스 정부는 경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민영화를 추진, 지난 2017년 이탈리아 기업에 회사를 매각했다. 이후 철도 시스템은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노후화했다.
그리스에는 철로가 하나 뿐인 단선 구간이 많고 신호와 자동 제어 시스템조차 없는 지역이 많아 이날 사고도 역장이 여객열차 기관사에 선로 변경을 제때 지시하지 않아 발생한 사고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라리사 역장은 과실치사 혐의로 체포됐다.
생존자 수색과 시신 수습 작업은 계속되고 있다. 로이터통신과 인터뷰한 구조대원 콘스탄티노스 이마니미디스 씨는 "상황은 매우 어렵다. 우리는 생존자보다 시신 수습을 더 하고 있다"고 해 사망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 열차 충돌 사고에 수도 아테네 시민들이 정부와 철도회사 규탄 시위를 하고 있다. 2023.03.01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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