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갑질' 사태에 고용부, 중소금융기관 60곳 기획감독
대상 전체 위법 확인...이정식 장관 "불법 행위 반드시 근절"
[세종·대전=뉴스핌] 오영균 기자 = 고용노동부는 대전 구즉신협 임원 성추행·갑질 파문에 따라 중소금융기관 60곳을 대상으로 전격 기획감독에 나섰다. 그 결과 대상 기관 60곳 모두 노동법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나 심각성을 더했다.
6일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대전 구즉신협과 동남원새마을금고 등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진행했다.
고용노동부 정부세종청사 [사진=고용노동부] 2022.10.07 swimming@newspim.com |
이는 대전 구즉신협 한 임원이 지난 2016년부터 다수 여직원을 상대로 성추행과 남직원 상대로 갑질을 저지른 것이 지난해 초 알려지며 사회적 큰 파장이 일은 데 따른 것이다. 결국 지난해 9월 노동부가 특별근로감독을 진행해 법 위반사항 5건을 적발, 사법처리하고 과태료 3790만원을 부과했다.
노동부는 새마을금고와 신협에 전반적으로 조직 내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보고 구즉신협과 비슷한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기관 60곳을 선정해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 간 기획감독에 나섰다.
감독 결과 우려한 대로 신협과 새마을금고 조사대상 60곳 모두 노동관계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이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직장상사가 여직원을 대상으로 "무슨 생각을 하길래 머리가 많이 길었느냐"는 등 성적 발언과 회식 장소에서 뒤에서 끌어안는 등의 성희롱 사례가 확인됐다.
또 체력단련비, 가족수당을 이유없이 미지급하거나 남직원에게는 1년 50만원을 지급하는 피복비를 여성에게만 지급하지 않은 등의 사례도 있었다.
44곳에서는 영업시간 전 조기출근과 금융상품 특판기간 연장근로 수당을 미지급하는 일도 일어났다. 이렇게 받지 못한 수당·임금은 모두 9억2900만원에 달했다.
이외 연장근로한도 위반(4곳), 휴게시간 미부여(6곳), 최저임금 미지급(3곳), 근로조건 서면명시의무 위반(37곳), 성희롱 예방교육 미실시(23곳) 등 다수의 법 위반사항이 적발됐다.
근로감독과 함께 실시한 조직문화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739명)의 22.9%가 직장 내 괴롭힘․성희롱을 직접 당하거나, 동료의 경험을 알고있다고 응답하는 등 부당한 조직문화와 노동권 침해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상사 대학원 레포트·논문 대필과 부부 중 한명 퇴사 종용, 여직원에게만 커피 심부름을 시키는 등 노동권 침해 사례가 다수 있었다.
고용노동부는 법 위반 사항에 대해 즉각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또 중소금융기관 중 근로감독을 실시하지 않은 기관을 대상으로 추가 기획감독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직장 내 괴롭힘과 같은 불법․부조리를 반드시 근절하고 상습체불 등 취약분야 근로감독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중소금융기관의 조직문화가 변화할 때까지 지속적이고 집중적으로 근로감독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gyun5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