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포리자 원전 도착 직전에도 포격..."원자로 잠시 멈춰"
러측 "시찰단 활동 하루면 돼"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핵 재앙' 우려가 커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의 실태와 안전을 점검하기 위한 유엔 산하 국제원자기구(IAEA) 사찰단이 1일(현지시간) 현장에 도착했다.
IAEA는 이날 사찰단이 "필수적인 핵 안전과 안보, 그리고 안전장치 활동을 수행하기 위해" 자포리자 원전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인테르팍스 통신도 현지 시간 오후 2시 15분경에 IAEA 사찰단이 호송 차량과 함께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자포리자 원전은 6개의 원자로가 가동되는 우크라이나는 물론 유럽최대 규모의 원자력발전소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 원전과 주변지역을 점령했다.
최근들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군이 이 지역을 놓고 군사적 충돌을 벌이면서 원전 일대에도 수시로 포격이 이뤄졌고, 이로인해 국제사회는 원자로 시설이 파괴될 경우 '제2의 체르노빌 사태'와 같은 핵 재앙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심각한 우려를 제기해왔다.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에 도착하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시찰단 차량. [사진=로이터 뉴스핌] |
현재 자포리자 원전은 러시아군이 점령하고 있지만, 발전소 운영은 우크라이나의 국영업체 에네르고아톰 소속 직원들이 담당하고 있다.
에네르르고아톰은 이날 IAEA 사찰단이 자포리자 원전을 향해 이동하기 직전, 러시아의 박격포 공격으로 인해 원자로 1기가 멈췄고 이를 위해 다른 원자로의 임시 발전기가 가동되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로인해 IAEA 사찰단이 우크라이나군 관리 시설에서 자포리자 원전으로 이동하는 일정이 3시간 정도 지연됐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IAEA 사찰단의 현장 방문과 안전을 약속했지만, 자포리자 원전 일대에서의 휴전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자포리자 원전으로 이동하기 전 취재진들에게 "우리는 군사 활동이 증가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알고있다"면서도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우리는 여기까지 왔다. 상당히 위험한 상황이지만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IAEA는 사찰단이 현지에서 발전소 시스템의 안전을 확인하고, 발전소의 피해와 방사능 유출, 발전소 운영 직원들의 근무 상황 등을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자포리자 원전에 대한 포격 등으로 인한 피해나 화재로 원자로 가동이 멈춰 냉각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을 경우 엄청난 핵 재앙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14명의 중립국 전문가로 구성된 IAEA 사찰단이 현지에서 상황을 점검하고, 원자로 안전을 확보하는 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리게 될지는 불분명하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일부에선 자포리자 원전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선 IAEA 사찰단이 계속 현지에 머물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러시아가 임명한 자포리자 원전 인근 지역 책임자는 IAEA의 현장 시찰은 하루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을 밝혔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