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롯데·삼성·신한·우리, 엔데믹에 순이익 성장
KB국민·현대·하나, 비용 발생 탓에 순이익 감소
하반기 불확실성↑…조달 리스크 관리 능력 시험대
[서울=뉴스핌] 이은혜 기자=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소비가 크게 늘면서 전업카드사 8곳(BC·롯데·삼성·신한·우리·KB국민·현대·하나)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작년보다 12% 증가했다. 그러나 금리인상 기조로 인해 여전채 금리가 높아지면서 하반기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 하반기에는 각 카드사의 조달 리스크 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1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전업카드사 8곳의 당기순이익은 1조6684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4938억원) 대비 11.7% 증가했다. BC카드(1082억원)의 증가율이 192%로 가장 높았다. 자체카드 발급과 함께 관계사 케이뱅크가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리면서 지분법 이익이 올랐고, 지난해 마스터카드의 지분을 매각해 발생한 법인세 비용의 기저효과를 봤다.
[서울=뉴스핌] 이은혜 기자= 2022.08.18 chesed71@newspim.com |
이어 롯데카드(1772억원)가 작년보다 63% 성장하면서 두 번째로 높은 증가율을 보였고, 삼성카드(3159억원·13%), 신한카드(4127억원·12%), 우리카드(1187억원·10%)가 뒤를 이었다. 대부분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신용판매 부문의 수익성이 강화됐다.
반면, KB국민카드의 상반기 순이익은 2457억원으로 작년보다 2.8% 감소했다. 대손충당금이 2273억원으로 21% 넘게 오르면서 순이익 감소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현대카드는 1557억원으로 14%, 하나카드는 1187억원으로 16% 각각 줄었다. 현대카드는 영업비용과 판매관리비용이, 하나카드는 특별퇴직 실시에 따른 일반관리비가 증가했다.
이처럼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카드 사용량이 늘면서 카드사들이 전반적으로 호실적을 거뒀으나, 하반기 전망에 대해선 대체적으로 어두운 시각이 나오고 있다. 우선 금리인상 기조로 조달금리는 오르는 가운데 카드론 등 여신금리는 떨어지는 '역주행' 현상이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7일 현재 3년물 금융채Ⅱ AA+ 등급 금리는 4.303%으로 전년 동기(1.793%)보다 2.510%포인트(p), 작년 말(2.372%)보다 1.931%p 올랐다. 그러나 BC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카드사의 상반기 말 신규 취급액 기준 카드론 평균 금리는 12.92%로 1월(13.66%) 이후 6개월 연속 하락세다. 정부가 카드론을 조절하기 위해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규제하는 등 수요가 악화되자 이를 만회하기 위해 카드론 금리를 내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한 탓이다.
게다가 정부의 가맹점수수료 인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소비 위축까지 겹친 만큼 신용판매 수익성 전망도 부정적인 상황이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고물가 현상은 이자비용과 대손비용의 증가로,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는 마케팅 강화로 인한 판매관리비용으로 이어질 수 있어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도 "카드채 스프레드 급등, 가계 부채 문제 심화 등 카드업계의 제반 여건은 예상했던대로 크게 악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하반기 카드사들의 실적은 조달 리스크 관리 능력에 따라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수익성 확대보다 비용 효율화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라며 "조달금리 상승분을 만회하고 조달 수단을 다양화하는 기업이 실적 선방에 성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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