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페이 캐시백 경쟁 활발…20만포인트 '훌쩍'
KB '로블'·신한 '더모아' 등 '혜자카드'는 단종
수수료 수익 감소에 업황 악화된 탓…상생 추구해야
[서울=뉴스핌] 이은혜 기자=카드사들이 정부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 정책으로 업황 불안이 커지자 혜자카드(혜택이 많은 카드)를 줄이고 캐시백 경쟁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이는 '체리피커(Cherry picker·혜택만 골라 받는 소비자)'를 양산하고 장기 고객을 유치하기 어려워져 '제 살 깎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조건을 충족하는 'ZERO Edition2 (할인형)', 'Z family', 'Z work', 'Z ontact' 이용 고객에게 네이버페이 11만포인트를, 'M BOOST', 'X BOOST'를 이용하는 고객 중 조건을 충족하면 16만포인트를 제공한다. 네이버페이로 5만원 이상 이용 시, 5만원 상당의 신세계 백화점 모바일 상품권을 제공하기도 한다.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현대카드 본사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2020.06.29 leehs@newspim.com |
이 외에도 삼성카드는 자사 카드를 사용하는 고객들 중 조건을 충족하면 최대 네이버페이 18만5000포인트, 신한카드는 21만포인트, KB국민카드는 16만포인트, 롯데카드는 20만포인트, 하나카드는 20만3000포인트를 제공한다.
이처럼 카드사들의 캐시백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반면, 이들은 '혜자카드'로 불렸던 카드들을 단종시키거나 혜택을 줄이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지난 6월 'KB로블(ROVL)카드'의 개인사업자를 비롯한 모든 법인카드의 신규 가입과 추가, 갱신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말 단종시킨 '더모아 카드'의 포인트 적립 가맹점을 줄였고, 현대카드는 '디지털 러버 카드'를 단종시켰다. 롯데카드는 3월 '롯데 하이패스 카드'를 단종시킨 바 있다.
이와 같이 7개 전업카드사가 올해 상반기에 단종시킨 카드는 총 60종이다. 앞서 이들은 지난해 총 192종의 카드를 단종시킨 바 있다. 카드사들이 혜택이 풍부한 혜자카드를 단종시키고 캐시백 경쟁을 벌이는 이유는 정부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 정책 탓에 수수료에서 거둘 수 있는 수익성이 꾸준히 악화되자 신규 고객을 유치해 이를 회복하기 위해서다.
다만, 캐시백 혜택으로 새로운 카드를 발급받은 후 혜택만 누리고 더 이상 카드를 사용하지 않는 '체리피커'의 수가 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카드사들의 장기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를 늘리는 데 좋지 않고, 이용 고객들의 신용점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1년 이상 이용실적이 없는 휴면카드의 수도 증가하고 있다. 여신협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8개 전업 카드사의 휴면카드 수는 1037만1000장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6% 증가했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혜자카드를 단종시키는 만큼 충성고객들도 떨어져나가기 마련"이라며 "카드사 입장에서는 이윤추구를 위한 전략이겠지만 고객과 상생할 수 있는 또 다른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사회관계망시스템(SNS)의 발달로 카드를 통해 혜택을 많이 받는 법 등이 공유되면서 체리피커 수가 늘고 있다"며 "그러나 카드 발급 후 해지가 잦아지면 고객의 신용점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chesed7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