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 노동자대회' 등 민주노총 불법집회 주도 혐의
"노동자 집회 목적 등 고려"…징역 1년·집유 2년
[서울=뉴스핌] 이성화 배정원 기자 =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시기 서울 도심에서 방역수칙을 어기고 수차례 불법 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2부(전연숙 차은경 양지정 부장판사)는 28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및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양 위원장에게 1심과 같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불법 집회·시위를 주도한 혐의를 받는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5월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2.05.03 pangbin@newspim.com |
재판부는 감염병예방법 조항이 집회의 자유를 침해해 위헌이라며 양 위원장이 낸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도 기각했다.
그러면서 "방역에 관한 행정청의 전문적 판단을 존중하고 이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집회의 제한을 행정청에 위임하는 것은 정당하다"며 "코로나19라는 새로운 감염병과 전국적인 확진자 현황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법률 조항이 집시법의 본질을 위반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서울시의 집회금지 고시가 위법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집회를 전면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집회 인원만을 제한하는 것으로 과도하게 제한적인 조치가 아니다"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유례 없는 감염병의 확산으로 인해 전 국민의 활동이 제한되고 있었고 수많은 공무원과 의료진들이 헌신을 보이고 있을 때 보인 피고인의 행동은 이러한 국민의 희생을 도외시하는 것"이라면서도 "노동자 단체의 대표로서 노동자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집회를 한 점, 방역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고려했다"며 원심 형량을 유지했다.
앞서 양 위원장은 지난해 7월 3일 서울 도심에서 8000여명이 참석한 '7·3 노동자대회'를 주도하는 등 같은 해 5~7월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위반하고 수차례 불법 집회를 강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전 국민이 코로나19로 장기간 제약되고 있는 상황인 점 등을 고려할 때 지방자치단체 조처에 응할 의무가 있다"면서도 해당 집회로 인해 코로나19가 확산됐다는 당국 보고는 없는 점 등을 고려해 양 위원장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shl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