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fA "원화 가치 더 떨어지며 연말 1350원까지 하락"
심화하는 무역적자·해외자금 증시 이탈이 원인
나티시스 "한은, 선제적으로 큰 폭 금리인상 해야"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최근 13년 만에 최저로 떨어진 한국 원화의 가치가 무역적자와 해외 자금의 증시 이탈에 따른 여파로 3개월 내에 1350원까지 빠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13.0원)보다 0.7원 오른 1313.7원에 마감했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25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2393.14)보다 10.55포인트(0.44%) 오른 2403.69에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789.75)보다 0.06포인트(0.01%) 하락한 789.69에 거래를 종료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13.0원)보다 0.7원 오른 1313.7원에 마감했다.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2022.07.25 hwang@newspim.com |
원·달러 환율이 이달 말까지 현재 수준을 지속할 경우 원화 가치는 월간 기준으로 5개월 연속 하락하게 된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원화 가치는 올해에만 9% 넘게 하락하며, 아시아 주요국 통화 중 일본 엔화, 태국 바트화에 이어 3번째로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 같은 하락이 끝이 아니라는 우울한 진단이 나왔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원화 가치가 올해 말에 지금보다 3% 더 떨어지며 달러당 1350원까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씨티그룹의 김진욱 이코노미스트는 이보다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원화 가치가 향후 3개월 내에 1350원까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는 심화하는 한국의 무역적자와 해외 자금의 증시 이탈 등이 원화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무역적자는 올 상반기에만 100억달러로 사상 최고에 이르렀으며, 코스피지수에서 해외 투자자들의 순매도 규모는 115억달러에 이르렀다.
국민연금이 포트폴리오에서 해외 주식의 비중을 내년까지 30.3%로 2.5%포인트 추가 확대할 계획인 점도 국내 증시 추가 약세 요인으로 꼽히며 해외 자금의 국내 증시 이탈을 가속화하고 있다.
오는 26~27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에 나서며 한미 간 금리 역전이 예고되는 상황에서 외국인 자본이 빠르게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연준(Fed) 본부의 독수리상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와 관련 프랑스계 투자은행 나티시스 홍콩의 찐 응우옌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원화 가치를 방어하려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하겠다고 말했지만, 원화 강세를 위해서라면 한은이 금리를 선제적으로 큰 폭으로 올려야 한다"며 지난해 8월 이후 현재까지 상승폭(총 1.75%포인트)으론 충분치 않다고 진단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3일 기준금리를 기존 연 1.75%에서 2.25%로 0.5%포인트 인상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기준금리가 도입된 후 처음으로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하지만 한국은행의 과감한 금리 결정에도 오는 7월 FOMC에서 연준이 예상대로 '자이언트스텝'에 나서면 한미 간 금리 역전이 불가피해진다.
지난달 연준은 28년만에 첫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으며, 당시 미국의 정책금리(1.50~1.75%) 상단은 한국 기준금리(1.75%)와 같아졌다. 그런데 오는 26~27일 FOMC에서 연준이 또다시 자이언트 스텝에 나서면 미국의 정책금리(2.25~2.5%) 상단은 한국 기준금리(2.25%)를 웃돌게 된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한국시간으로 25일 오후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연준이 오는 7월 FOMC에서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77.5%로 반영하고 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