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리테일, 실제 구매와 연동한 서비스 시작해
CU·세븐일레븐 메타버스서 자체 제작 제품 선봬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편의점 업계의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시대가 열렸다. 소비 트렌드를 이끄는 MZ세대(1980∼2000년대생)를 공략하기 위해 메타버스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업계의 메타버스 도입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편의점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고객인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메타버스를 통해 국내외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글로벌 가입자 수 3억명을 돌파한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의 이용자의 대부분이 청소년이다.
GS25 신한메타버스점. [사진=GS리테일] |
편의점들이 앞다투어 메타버스 시장에 진출하는 또 이유는 MZ세대가 소비의 새로운 주축으로 부상하면서다. 서울시 인구통계 자료에 따르면 전체 인구 대비 MZ세대의 비율이 35.5%(2020년 기준)였다. 이들의 경제활동 참가율도 67.2%로 소비의 주축으로 여겨졌던 베이비붐 세대(66.3%)를 앞섰다.
CU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CU제페토한강점'을 지난해 8월부터 운영해 확대했다. CU는 현재 재페토에서 한강공원점과 교실매점, 지하철역에 편의점 3곳을 운영하고 있다. CU에 따르면 제페토 내 CU편의점 누적 방문자 수는 2500만명(2월 기준)을 돌파했고, CU와 관련된 게시글과 '좋아요'와 같은 피드백은 1000만개를 넘어섰다. 이 곳엔 총 11종의 패션 아이템을 판매하고 있으며 50만개 이상 판매됐다.
지난 3월 문을 연 세븐일레븐 가상현실 편의점 '세븐일레븐 카이아섬점'은 개점 약 3주만에 1000만명이 넘는 방문객이 다녀갔다. 이 시기 대표상품인 참치마요네즈 삼각김밥, 요구르트 젤리 등은 각각 200만개 이상 판매됐다.
세븐일레븐 카이아섬점. [사진=세븐일레븐] |
GS25는 금융업계와 손잡았다. GS25는 신한은행의 플랫폼 '시나몬'에, 세븐일레븐은 메타버스 모바일 게임 플랫폼 '플레이투게더'에 메타버스 점포를 잇따라 오픈하고 자체 아이템을 제작해 판매에 나섰다.
GS25는 메타버스 전략 TF를 꾸리고 제페토에도 'GS25 맛있성 삼김이 왕자'를 열었다. GS25는 지난달 아바타 상품 크리에이터로 활약 중인 '렌지'와 협업해 만든 드레스, 치킨봉 등 5종을 선보였다.
GS25는 브랜드와 상품 홍보에서 나아가 실제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점포도 열었다. GS25는 최근 신한은행과 다시 손잡고 '시나몬'에 2차 베타서비스 공간에 점포를 냈다. 아바타가 진열대 상품을 접촉하면 해당 상품의 기프티콘을 구매할 수 있는 'GS25신한메타버스점'을 지난 21일부터 운영하고 있다.
지난 3일부터 14일까지 8일간 운영된시범 서비스 기간엔 일별 접속자수 약 4만명(중복 포함), 누적 사용자수는 약 3만3000명(중복 제외)으로 짧은 기간 동안 많은 사용자가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시스템 고도화 작업을 거쳐 정식 오픈으로 이어졌다. 이 플랫폼의 최다 접속 연령대는 25~34세로 약 30% 비중을 차지했다. MZ세대에 속하는 25~44세 비율은 약 58%에 달했다. 최다 재방문 연령대는 18~24세(약 31%)로 전체 재방문율은 22%였다.
포화상태에 이른 편의점 업계 상황도 메타버스 마케팅 경쟁에 영향을 미쳤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선 출점 제한 조치와 편의점 간 합병 등으로 경쟁이 더욱 치열하지고 있다"며 "국내외에서 K편의점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매출 증대 효과를 내기 위해 메타버스 관련 콘텐츠를 강화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메타버스 시장의 성장세도 매섭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해 7월 내놓은 '메타버스의 현황과 향후 과제'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2021년 307억 달러(약 34조1077억원)에서 2024년 약 2969억 달러(약 329조8559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가상공간에서의 제품 홍보와 마케팅을 넘어 실제로 물건을 구입해 매출로 이어지게 하는 방식으로 관련 기술을 고도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aaa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