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정상회의, 만장일치로 우크라·몰도바에 지위 부여
우크라, 나토 가입 어려워지자 EU 가입 차선책
러도 "반대 안해"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유럽연합(EU) 회원국 정상들은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EU 가입 후보국 지위를 부여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EUCO)의 결정과 관련, 트위터를 통해 "합의.EUCO는 우크라이나와 몰도바에 EU 가입 후보국 지위를 결정했다.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오늘은 EU로 향하는 당신들의 길에 중요한 발걸음으로 남을 것"이라면서 "우리의 미래는 함께 할 것"
이날 27개 EU 회원국 정상들은 우크라이나와 몰도바에 대한 후보국 지위 부여 여부를 놓고 논의를 갖고 만장일치로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이에따라 EU와 우크라이나 등은 앞으로 정식 가입을 위한 본격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대개의 경우 이 과정은 수년이 걸리기도 한다. 다만 EU 회원국들 중 상당수는 우크라이나의 신속 가입(패스트 트랙) 절차를 지지하고 있어 가입 협상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앞서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17일 우크라이나와 몰도바에 EU 가입 후보국 지위 부여를 추천하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한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루마니아 정상(오른쪽부터)들이 16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가운데)과 EU 가입을 지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2.06.17 kckim100@newspim.com |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당시 "우크라인들은 유럽의 관점(기준)을 지키기 위해 죽을 준비가 돼 있다. 우리는 그들이 유럽의 꿈을 안고 우리와 함께 살아가기를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월 28일 EU 가입 신청서에 서명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당초 안보 보장을 위해 군사동맹체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숙원했지만, 이를 빌미로 러시아가 침공하자 EU 가입을 우선 추진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실현 가능성이 낮아진 나토 가입을 포기하는 대신 유럽과의 경제·사회적 통합을 이뤄 러시아의 위협과 영향력에서 탈피하겠다는 차선책을 선택한 것이다.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프랑스·독일·이탈리아·루마니아 정상들도 지난 16일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후보국 지지 입장을 천명한 바 있다.
러시아도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엔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7일 국제경제포럼(SPIEF) 기조 연설을 통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 이것은 안보 협력체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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