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300선, 코스닥 700선까지 '뚝'
외국인 하루 제외 14거래일 연속 매도행진
하반기 증시전망 어두워...현금보유 치중
달러강세, 환율 약세 외인 자금이탈 우려
[서울=뉴스핌] 김준희·김신정 기자 = 외국인 자금 유출과 IT업황 우려가 국내증시를 연일 강타하고 있다. 코스피는 2300선까지 내주며 곤두박질쳤고, 코스닥은 700선 마저 위태롭다. 올 상반기 증시 폭락으로 하반기 전망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경기침체 우려까지 나오면서 증시는 연일 패닉상태다. 이 때문에 당분간 증시에서 투자자들이 빠져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외국인이 하루만 제외하고 14거래일 연속 매도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하루평균 순매도 규모는 3568억원에 달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2300선까지 주저 앉았고, 코스닥도 700선까지 급락했다. 코스피는 지난해 6월 3316포인트(p)까지 치솟더니 1년 만에 30% 가까이 빠졌다.
하반기 반도체업황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나온 것이 주가를 끌어내리는데 주요했다. 올 3분기 PC와 중국 스마트폰 수요 부진으로 D램과 반도체 가격이 예상보다 더 빠르게 내려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서울=뉴스핌] |
이렇다 보니 증권사들은 올 하반기 증시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금보유에 치중할 것을 권고했다. 이 센터장은 "현금 보유는 상황적 개선이 일어날 수 있을 때 주식 비중을 늘리기 위한 전략"이라며 "경기가 어느 정도 안정되고 경기침체가 짧게 끝나겠다는 생각이 들어야 저평가된 주식도 눈에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증시가 전체적으로 조정을 받는 이유는 비달러화 자산에 대한 축소 때문"이라며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들이 빠지고 있는데 한국은 외국인들의 영향력이 큰 증시라 외국인 매도에서 지수가 크게 무너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그나마 기대할 수 있는 지표는 물가상승률"이라며 "미국 소비자 물가지수(CPI)가 변곡점을 만들어야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도 안정될 것이고, 그 기대감이 아마 올해 하반기에 나올 수 있는 가장 큰 폭의 기술적 반등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수석연구원은 내년까지 상승 추세 전환은 어렵다는 보수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지금 시장은 본질적으로 약세장"이라며 "시장은 거의 예외없이 상승 추세와 하락 추세를 반복하는데 하락에서 상승으로 전환할 때는 기본적으로 통화 정책의 전환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 총괄부장도 올 하반기 경기 악화를 이유로 증시상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봤다. 김 부장은 "올 상반기 과도하게 반영됐던 공포 심리는 일부 완화되며 주식시장의 하락을 일정 수준 되돌릴 것"이라며 "다만 올 3분기 중반 이후 한국과 미국 기준금리 역전이 대기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연말에 접어들수록 달러 강세, 원·달러 환율 약세 전망으로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며 "공급망 개선 지연으로 기업들 매출이 줄고 선진국 수요 둔화 우려로 한국기업의 수출액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증시 급락으로 저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이사는 최근 증시에 대해 바닥론도 맞고 저가매수 구간 역시 맞다고 분석했다.
서 이사는 "경기침체는 내년 정도 돼야 닥칠 이슈로 최근 변동성 확대로 시장이 전반적으로 불안한 것은 맞다"며 "가치대비 주가가 워낙 싸져서 바닥에 이른 것도 맞는데 여전히 불확실성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기투자자의 경우 오히려 지금 시기가 매수구간일 수 있다"며 "다만 적자기업이나 신용등급이 낮은 한계기업 등은 피하고 현금창출 능력이 뛰어난 실적 좋은 기업들 위주로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