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금리인상 앞서 2분기 GDP 성장률 확인해야"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교전으로 유럽 경제는 사실상 침체(스태그네이션)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고 파비오 파네타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이사가 주장했다.
이번 주 미국과 인도, 호주가 인플레이션 통제를 위해 서둘러 긴축을 선택한 상황에서 ECB의 섣부른 긴축 행보를 경계하는 발언이 나온 것이다.
파네타 이사는 유로존 경기 확장세가 거의 멈췄고, 기록적인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높은 비용을 더 치러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럽중앙은행(ECB) 건물 [사진=로이터 뉴스핌] |
4일(현지시각) 이탈리아 일간지 '라 스탐파'와의 인터뷰에서 파네타 이사는 유로존 경제가 "사실상 스태그네이션 상황(de facto stagnating)"이라고 언급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유럽 경제 충격을 두고 ECB에서 가장 엄중한 경고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파네타 이사는 이미 경제가 취약해진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한 통화 긴축이 성장세를 더 짓누를 수 있는 만큼 ECB의 정책 결정이 더 복잡해졌다고 말했다.
현재 ECB 내 매파 위원들은 당장 7월부터 금리 인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파네타 이사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확인하기 전에 금리를 올리는 것은 경솔한 행동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로존 2분기 GDP 성장률 공식 수치는 7월 29일 이후에 확인되는데, 그 전에 예정된 ECB 통화정책회의는 6월 8~9일, 7월 20~21일 두 차례다.
파네타 이사의 이 같은 발언에 피에트 크리스티안센 단스케방크 수석 전략가는 "지난 4월 이후 도비시한 발언을 낸 인물은 파네타 이사가 유일하다"고 지적했고, 앞서 필립 레인 EC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럽 경제에 "상당한 성장 모멘텀이 남았다"고 주장해 파네타 이사와는 대립각을 세웠다.
하지만 최근 공개된 유로존 1분기 성장률 예비치는 전분기 대비 0.2% 상승에 그쳐 침체 우려를 키우고 있다.
여기에 제조업계는 중국의 코로나 봉쇄로 인한 공급망 차질 이슈와 물가 상승 부담을 호소하고 있으며, 끝이 보이지 않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교전도 유럽 경제를 짓눌러 ECB의 긴축 결정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