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한국은행이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와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라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커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은행은 12일 발간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2022년 하반기를 정점으로 둔화되고 있지만 수요·공급·정책 측면에서 여러 상방 리스크 요인이 잠재해 있다고 진단했다.

먼저 한국은행은 수요 측면에서는 주요국 경제가 예상보다 양호한 성장세를 보이고 확장적 재정 기조가 이어질 경우 물가 상승 압력이 확대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최근 정보기술(IT) 경기 호조와 완화적인 통화·재정정책 영향으로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 성장세가 예상보다 강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 선진국과 신흥국 성장세가 동반 강화되는 시기에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보다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관련해 주요국의 기대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목표 수준을 상회하고 정부부채도 높은 상황에서 추가적인 지출 확대 등으로 재정건전성 우려가 심화될 경우 기대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
공급 측면에서는 AI 투자 확대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물가 상방 요인으로 지목됐다. 한국은행은 데이터센터 구축 등 AI 관련 투자가 늘어나면서 반도체와 천연가스, 비철금속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최근 중동 지역 리스크로 국제유가가 큰 폭 상승한 가운데 이러한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글로벌 물가 상승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정책 측면에서는 자국 우선주의 산업정책 강화와 미국 관세정책 불확실성도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일 수 있는 요인으로 꼽았다.
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 판결 이후 미국 관세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관세대상 품목이 확대되거나 관세율이 더 높아질 경우 미국 인플레이션 압력이 증대될 수 있으며, 이는 미 연준 통화정책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을 높여 달러 강세 등
을 통해 여타 국가의 물가상승 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관세 인상에 따른 재화가격 상승은 서비스업 가격을 상승시킬 수 있으며, 이는 미국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상황에서는 이 영향이 더 크고 장기간 지속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은 이러한 글로벌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현실화할 경우 수입물가 상승 등을 통해 국내 물가에도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관련해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우리나라의 필립스곡선 추정 결과, 글로벌 인플레이션 1%p 상승은 국내 물가를 0.2%p 상승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한국은행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관련 리스크 요인들이 상존해 있는 만큼 주요 리스크의 전개상황과 그에 따른 직·간접적인 국내 물가 영향을 점검하면서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반영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한편 통화신용정책보고서는 한국은행이 통화정책 운영 상황과 향후 정책 방향을 국회에 보고하기 위해 연 2회 발간하는 보고서다. 지난해 8월부터 지난 2월까지 기간을 대상으로 정책 여건에 대한 판단과 이에 기초한 정책결정 내용을 중심으로 서술하되 최근 중동지역 분쟁에 따른 여건 변화를 반영했다.
romeo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