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색조화장품 매출 15.7% 증가...일상회복에 매출 점차 ↑
뷰티업체 완연한 회복세 기대...제품 출시 및 브랜드 인수 '속속'
[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 국내 뷰티업계가 색조 화장품 시장에서 활기를 되찾고 있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에 '풀메'(풀 메이크업)의 시간이 돌아왔기 때문이다.
마스크 착용으로 지난 2년간 억눌렸던 화장품 수요가 립스틱, 쉐딩 등 다양한 제품군으로 이어져 뷰티업체의 매출 증대 효과로 이어질거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는 소비심리 회복과 함께 색조 화장품 수요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관련 마케팅 전개에도 한창이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실외 마스크 의무착용 조치가 폐지된 2일 오전 서울 여의도역 인근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2.05.02 hwang@newspim.com |
◆ 화장품 전체 수출 줄었지만 색조화장품은 증가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20일 기준 화장품 전체 수출액은 43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8% 감소했다. 다만 색조화장품의 경우 408억원으로 같은 기간 15.7% 증가했다. 품목별로 보면 입술 화장품(140억원), 눈화장품(171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1%, 17.5%씩 늘었다.
H&B스토어 내에서도 색조 화장품 매출은 증가하고 있다. 실제 올리브영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19일까지 색조화장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다. 립·아이 메이크업 제품도 33%, 29% 각각 늘었다.
화장품 OEM 업체인 한국콜마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색조 화장품 주문 물량이 약 10% 증가했다. 색조 화장용 제품은 얼굴에 색을 입히고 강조하기 위해 사용되는 제품이다. 대표적으로 립, 파운데이션, 베이스파우더, 볼터치 등의 제품군들이 포함된다.
기존에는 화장품 구입 시 주요 고려사항으로 색과 향 등 겉으로 보이는 색조 화장품 제품의 효능·효과에 초점을 뒀다면 코로나19 이후에는 마스크의 자극으로부터 피부를 건강하게 지켜주는 제품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
피부 본연의 건강함을 추구하는 소비자의 증가로 피부 자극을 완화하는 기초소재와 피부 면역과 장벽을 강화하는 연구가 대두됐고 피부에 자극을 주는 색조 제품 등의 소비는 감소한 것이다. 그 결과 코로나 첫해인 2020년 세계 색조시장은 17%, 22% 급감하기도 했다.
다만 이번 실외 마스크 해제 조처로 색조 화장품 매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게 될 경우 외부로 드러나는 얼굴 면적이 제한돼 특히 입술부위 등에 색조화장을 할 유인이 떨어졌다"며 "하지만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면서 색조화장품을 찾는 고객들이 늘어나며 본격적인 매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사진=신세계백화점] 2022.03.08 shj1004@newspim.com |
◆ 마스크 해제에 색조 매출 ↑...뷰티업계 실적 회복 기대감도
주요 뷰티업체들은 색조화장품 브랜드 인수 및 제품 출시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올 들어서 미국 화장품 브랜드인 크렘샵을 1500억원에 인수, 미국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크렘샵은 미국 MZ세대, 특히 10대와 20대가 즐겨찾는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로 한국계 미국인이 설립한 회사로 헬로키티, 디즈니 등 여러가지 캐릭터 디자인을 입힌 기초 및 색조화장품과 뷰티 액세서리 등을 판매하고 있다.
2020년에는 립틴트와 아이라이너 등 색조화장품 브랜드 '팁시'를 보유한 로아코리아의 지분 70%를 인수하며 색조시장 공략에 나선 바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색조 및 베이스 등 신제품을 내면서 고객 맞이에 나섰다. 아모레 색조 브랜드 헤라는 2년 만에 새롭게 신제품 '실키 스테이 파운데이션 24H 롱웨어'를 선보였다.
앞서는 고객의 피부톤에 적합한 입술 색상을 추천하고 현장에서 즉시 립 메이크업 제품을 제조해주는 온·오프라인 연계 맞춤형 기술 '립 팩토리 바이 컬러 테일러'를 개발하기도 했다. 15가지 색소를 섞어 2000여 가지 색상의 립 제품을 실시간으로 만들 수 있다.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 에스쁘아, 레어카인드, 립 전문 뷰티 플랫폼 컬러테일러 등을 통해 색조화장품 라인을 강화하고 있다.
[뉴스핌=김학선 기자] |
애경산업은 화장품 포트폴리오는 색조화장품 위주로 구성됐다. 대표적으로 AGE20's(에이지투웨닉스)에서 '스킨 핏 수분 선크림'을 출시하는 등 제품군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최근 색조화장품 시장 활성화 가능성이 확대되자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애경산업 등 국내 뷰티업체들의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올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아모레퍼시픽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조1650억원, 15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 10.4% 감소했다. 이달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LG생활건강, 애경산업도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회복 시에는 외형과 수익성 측면에서 개선 폭이 가장 클 것이란 관측도 함께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뷰티업체들이 마스크 착용으로 메이크업 수요가 줄어든 것과 관련해 매출 직격탄을 입었다"라며 "탈마스크 시기에 화장품 수요, 특히 색조 화장품 수요가 늘어나면 실적 부진을 벗어나 점진적 활황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shj100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