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 작년 순익, 전년比 26%↑
1위 KB금융 4조4096억 순이익
4대 금융 이자수익 34조6372억
'빚잔치' 지적에 "배당성향 높여"
[서울=뉴스핌] 홍보영 기자=KB·신한·우리·하나금융 등 4대 금융그룹이 지난해 역대 최대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코로나19발 대출 규모 확대, 규제에 따른 대출금리 인상, 기준금리 인상 등에 의해 은행 주 수익원인 예대금리차가 크게 벌어진 영향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그룹은 줄줄이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하며, 14조542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달성한 최대 기록(10조8000억원) 보다 3조7429억원(26%)이나 늘어난 규모다.
KB·신한·우리·하나금융그룹. (사진=각사) |
KB금융그룹은 4조409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1위 자리를 지켰다. 2위는 4조193억원을 달성한 신한금융그룹이 차지했다. 그 뒤를 하나금융그룹(3조5261억원), 우리금융그룹(2조5879억원)이 이었다.
금융그룹들의 역대 최대 실적 달성 배경에는 대출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수익 증가가 있다. 지난해 금융당국이 대출 규제를 강화하자 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차이를 나타내는 예대금리차 격차가 벌어졌다.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높이고 우대금리 혜택을 없애면서 대출금리가 크게 올랐다. 지난해 말 은행권 예대금리차는 2.21%포인트(p)로, 2019년 8월(2.21%p) 이후 2년 4개월 만에 정점을 찍었다.
4대 금융그룹의 이자수익은 34조6372억원으로, 전년 이자수익(24조원)을 크게 웃돈다. KB금융은 전년 대비 15.5% 늘어난 11조2000억원의 이자수익을 벌었고, 같은 기간 신한·우리금융의 이자수익은 각각 11%, 16.5% 오른 9조535억원, 6조9857억원을 기록했다. 하나금융의 연간 이자이익은 7조4372억원으로 1년 전보다 15.5% 증가했다.
사상 최대 수준의 호실적에 힘입어 일부 은행들은 직원들에게 기본급의 300% 안팎에 해당하는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했다.
은행들의 '이자 장사'를 통한 실적잔치를 곱지 않게 보는 시각도 있다. 코로나19로 생계가 빠듯해진 상황에서 대출을 규제하면서 대출한도는 축소하고 금리는 올라 소비자 부담은 커졌는데, 은행들만 규제 반사효과를 봤다는 이유에서다.
은행들이 대출금리는 크게 올린 반면 예금금리는 찔끔 올려 이익을 극대화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자, 금융당국은 은행별로 대출금리 점검을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은행권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알파'로 산출되는데, 이 알파 값을 통칭해 가산금리로 분류한다. 가산금리는 내부 정책적 판단에 따라 은행에서 조정한다.
급기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예대금리차 폭리를 막는다는 취지에서 지난달 예대금리차 공시 의무화를 공약으로 내세운데 이어, 야당은 해당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빚잔치'를 벌였다는 지적에 대해 시중은행 관계자는 "실적이 향상되면서 배당성향을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고, 자사주를 소각하는 등 은행들도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byh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