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31일(현지시간)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미국과 러시아가 상대방이 위기를 조장하고 있다며 날카로운 설전을 벌였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린다 토머스 그린필드 미국 유엔대사는 이날 모두 발언을 통해 러시아 정부가 우크라이나 국경 지대에 10만여명의 중무장 병력을 배치, 위기를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가 아무런 근거도 없이 우크라이나와 서방 측이 긴장을 만들고 있는 제공자처럼 이미지를 덧씌우고있다면서 "이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위한 구실을 만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에 맞서 러시아의 바실리 네벤지아 유엔 대사는 미국은 마치 러시아 정부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처럼 허위 공세를 펼치며 "위기를 조장하고 있다"고 격렬하게 반박했다.
그는 미국을 겨냥해 "당신들은 마치 당신들의 말이 현실화하기를 바라는 것처럼 그런 일이 일어나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날 안보리 전체회의는 미국측의 요구로 개최됐다. 토머스 그린필드는 대사는 지난 27일 성명을 통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겨냥한 다른 불안정한 행동들을 하고 있어 국제 평화와 안보, 유엔 헌장에 명백한 위협이 되고 있다"며 안보리에서 이 문제를 직접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회의 초반 러시아가 비공개 회의로 전환할 것을 요구했고, 중국도 "지금은 공개된 언쟁이 필요하지 않다"며 이를 지지하고 나섰다. 그러나 나머지 다수 회원들이 미국측 제안에 동의, 이날 회의는 공개회의로 진행됐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안보리 회의 개최와 관련한 성명을 통해 "러시아가 대화를 통해 우리의 안보 우려를 성실하게 다룬다면 미국과 동맹 및 파트너들도 이를 계속 관여할 것"이라면서도 "만약 러시아가 외교를 포기하고 우크라이나를 공격하기로 한다면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며, 신속하고 심각한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미국과 동맹, 파트너들은 모든 시나리오에 대해 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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