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와 시의회간 예산 협상 안돼
신학기 준비하는 학생에 피해 예상
[서울=뉴스핌] 소가윤 인턴기자 = 서울시가 내년도 서울런의 사업 방향에 대해 구체적인 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는 서울시의회와 예산안이 협의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이 같은 상황은 내년 3월 신학기를 앞둔 수강생들의 학습에 혼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런은 서울시에 거주하는 저소득층 청소년과 학교 밖 청소년, 다문화가정 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민간 업체와 연계해 다양한 강의를 제공하는 온라인 교육플랫폼이다. 무너진 교육 사다리를 복원해 계층 간 교육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오세훈 시장의 핵심 공약 사업 중 하나로 지난해 8월 출범했다.
서울시 평생교육국 관계자는 이날 "예산안이 확정되지 않아 서울런의 향후 사업 계획을 밝힐 수 없다"면서 "예산 확보에 따라 구체적인 사업 방향을 정할 수 있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인턴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특별시립 청소년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서울런 멘티/멘토와 함께하는 멘토링 간담회'에 참석해 참석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1.11.30 hwang@newspim.com |
◆ 예산안 두고 서울시·시의회 여전히 대립
서울시와 시의회는 서울런의 사업 초기부터 예산을 두고 갈등을 빚어왔다. 서울런은 추진 전부터 교육청 업무와 중복되고 사교육 강의로 교육격차 해소를 시도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시의회는 올해 추가 경정예산안에서 서울런 사업의 예산을 삭감하기도 했다.
이에 서울시는 교육플랫폼과 더불어 대학생 멘토와 멘티를 매칭하는 멘토링 서비스를 강화하고 강좌를 평생교육 콘텐츠로 확대한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마저도 구체적인 규모나 방향이 확정되지 않고 있다.
서울시는 예산안 배정에 따라 사업 확장의 방향성을 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당초 내년도 서울시의 예산안 처리를 위한 법정 처리 기한은 지난 16일이었다. 예산 심사가 늦어져 정례회를 같은 달 27일까지 연장해 처리하기로 했으나 결국 무산됐다.
시의회는 사업의 타당성과 적절성을 검토해 예산을 심의한다는 입장이다.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은 "29일 오후께 열리는 의원 총회에서 예산안에 관한 얘기가 나올 거 같다. 그때까지 지켜봐야할 듯하다"고 말했다.
◆ 서울런 수강생들, 내년도 학습 계획에 차질 우려
서울시와 시의회가 예산안을 두고 실랑이를 벌이는 동안 피해는 서울런을 이용하는 학생들에게 돌아간다.
서울시가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7일까지 서울런 이용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종합 만족도는 85점으로 나타났다. 지난 4개월간 짧은 시행 기간에 비해 비교적 높은 점수를 얻은 만큼 학생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와 시의회가 예산안 확보와 관련해 견해차를 좁히지 못한다면 당장 내년도 사업 추진이 어려워진다. 신학기를 준비해야 할 학생들의 학습 계획과 방향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올해 말까지 서울런에 가입하는 학생들은 내년 2월까지 강의 수강이 가능하다. 서울런의 홈페이지에서는 '내년도 신규 및 기존 가입자의 학교급·학습사이트 변경이 내년 2월 중순에 진행될 예정'이라고 안내하고 있다.
수강 기간 만료 이후 가입자들에 대한 강의 수강 여부는 불확실하다. 서울런의 수강 대상이 저소득층 등 소외계층이라는 점에서 조속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 관계자는 "내년 2월 이후 가입자들은 내년 말까지 강의를 수강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아직 예산이 논의 중인만큼 사업 방향이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았다"고 했다.
sona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