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지난해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흑인 시위대에 발포, 2명을 숨지게 한 미국의 10대 청소년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미 위스콘신주 커노샤 카운티 법원에서 열린 2건의 살인과 1건의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카일 리튼하우스(18) 재판에서 배심원단은 그에 적용된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 평결을 내렸다.
리튼하우스는 17세였던 지난해 8월 흑인 남성이 경찰 총격에 의해 중상을 입은 사건을 계기로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 시위가 벌어지자 백인 자경원단원과 함께 지역을 순찰 하던 중 흑인 시위대를 향해 발포, 2명을 숨지게하고 1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미 전역의 비상한 관심을 끌며 진행된 이번 재판에서 리튼하우스와 변호인단은 당시 흑인 시위가 방화와 약탈을 동반했고, 이 과정에서 리튼하우스는 자신을 공격하려던 시위대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발포를 했을 뿐이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리튼하우스는 지난 11일 공판에서도 울먹이면서 "나는 나를 공격하려는 사람들을 저지하려 했을 뿐"이라고 호소했다.
미국 위스콘신주 커노샤 카운티 법원에서 카일 리튼하우스가 무죄 평결을 눈을 감고 듣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1.11.20 kckim100@newspim.com |
배심원단은 심의 끝에 리튼하우스측의 정당방위 주장을 받아들여, 기소된 혐의에 대해 무죄 결정을 내렸다. 법원도 리튼하우스를 석방토록 했다.
이번 주 재판이 진행됐던 커노샤 카운티 법원 앞에는 '정당방위는 범죄가 아니다'라고 적힌 백인 및 보수파 시위대와 엄정한 법 집행을 요구하는 흑인과 시민단체들의 시위가 팽팽히 맞섰다.
배심원단 평경을 두고도 흑인 및 진보단체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는 반면, 공화당과 보수단체들은 일제히 환영 입장을 발표했다.
당초 리튼하우스를 백인 우월주의자라고 비판했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대해 "사법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다. 우리는 이를 지켜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이후 성명을 통해 이번 평결이 "자신을 포함한 많은 미국인들의 감정을 화나게 하고, 우려스럽게 하지만, 우리는 배심원들이 말한 것을 인정해야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평결에 반발한 소요 사태를 우려한 듯 미국 사회 화합을 위해 각자의 의견을 평화로운 방법으로 개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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