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배우 곽시양이 SBS '홍천기'로 판타지 사극 장르에 첫 도전했다. 왕권을 향한 야욕에 마왕과 손잡는, 비범한 빌런 캐릭터를 통해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곽시양은 27일 온라인 화상 인터뷰를 통해 전날 종영한 SBS 드라마 '홍천기' 참여 소감을 얘기했다. 첫 사극에, 판타지물, 강렬한 분장과 악역 캐릭터까지 그의 8년차 연기 인생 중에는 꽤나 커다란 도전이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SBS 드라마 '홍천기'에 출연한 배우 곽시양 [사진=드로잉엔터테인먼트] 2021.10.27 jyyang@newspim.com |
"예상보다 많은 시청자분들이 사랑해주시고 많이 봐주셔서 감사해요. 배우로서 열심히 연기한 것 뿐인데 여러 칭찬도 해주셔서 부끄럽기도 해요. 촬영 전부터 감독님, 출연 배우들이랑 리딩을 굉장히 많이 했는데 도움이 많이 됐죠. 댓글 같은 건 많이 못보는 편이라 반응이 많이 와닿진 않아요. 하하. 안좋은 얘기 보면 위축돼서 힘들까봐요. 칭찬이 많다고 하니 미움 받는 것보다는 좋긴 하지만 부끄럽네요. 그래도 열심히 준비한 보람을 느껴요."
곽시양이 '홍천기'에서 연기한 주향대군은 조선시대 수양대군을 떠올리게 하는 인물이다. 그 역시 "영화 '관상'의 수양대군 이정재 선배의 캐릭터를 모티브로 삼았다"면서 과도하게 비교당할까 준비 과정에서 고민이 없지 않았음을 털어놨다.
"시작 전에 감독님께 사극이고 대군 역이니 목소리를 굵게 내거나 더 긁어서 연기해보면 어떨까 물었었죠. 감독님은 그것도 좋지만 한번이라도 실수가 있다면 감정이 깨질 수 있다며 그냥 제 목소리로 하는 게 좋겠다고 하셨어요. 결과적으로 참 다행이에요.(웃음) 에필로그 장면에서는 제 의견이 반영돼서 더 감사했어요. 원래는 양명대군하고 똑같은 전투복을 입고 촬영해야 하는데 그 순간에 '나는 왕이야'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서 의상팀과 감독님께 양해를 구하고 곤룡포를 입겠다고 했죠. 좋게 봐주셔서 그대로 진행할 수 있었어요."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SBS 드라마 '홍천기'에 출연한 배우 곽시양 [사진=드로잉엔터테인먼트] 2021.10.27 jyyang@newspim.com |
곽시향은 '홍천기'의 대본을 받는 순간부터 다른 캐릭터가 아닌 주향대군에게 강하게 끌렸음을 고백했다. 장태유 감독과 미팅에서도 이런 점이 어필됐다. 그가 빚어낸 주향대군이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만큼, 마지막 장면과 결말에 서사가 조금 더 추가됐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을 법 했다.
"감독님이 먼저 다른 배역은 어떤 역이 좋냐고 물으셨죠. 단호하게 없다고 했어요. 하하. 굉장히 웃으시면서 흡족해하셨는데 그래서 이 캐릭터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외적으로도, 연기적으로도 굉장히 고민이 많았고 노력한 만큼 마지막이 아쉬울 수도 있어요. 그래도 여전히 주향대군은 왕권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않고 왕이 되고자 하고 '나는 왕이다'라고 여기는 걸 보여줬다는 점에서 임팩트가 있었죠. 개인적으로는 만족하지만 또 배우 곽시양 입장에선 오히려 '대군이 죽어서 모든 사람이 편안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곽시양이 꼽은 가장 인상깊은 장면은 아버지에게 솔직하게 왕권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던 순간이었다. 선배 조성하와 연기하면서 생각보다 많이 감정이 올라온 걸 느꼈고, 당초 생각보다도 만족스럽게 나온 신이었다고. 또 함께 연기한 김유정, 안효섭을 비롯해 장태유 감독과 호흡도 더없이 행복했다고 떠올렸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SBS 드라마 '홍천기'에 출연한 배우 곽시양 [사진=드로잉엔터테인먼트] 2021.10.27 jyyang@newspim.com |
"조성하 선배님과 연기하면서 정말 좋았고, 김유정 씨를 보면 저절로 흐뭇하고 아빠미소를 짓게 됐어요. 하하. 효섭 씨랑은 워낙 친해요. 너무 친해서 방해되지 않을까 생각도 했지만, 호흡을 주고받을 때 오히려 훨씬 편하고 자연스럽게 나오는 리액션들이 있었죠. 장태유 감독님은 정말 디테일하세요. 목소리 떨림 하나에 호소력을 담는 것들을 다 캐치하고 디렉팅을 해주시죠. 그래서 제 주향대군이 더 매력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해요."
사전제작 드라마였던 '홍천기' 촬영을 일찌감치 끝내고, 곽시양은 차기작 '아이돌 더 쿠데타'를 준비 중이다. 사극에서 현대물로, 판타지에서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로 돌아오면서 그는 약간의 걱정을 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어디까지 찌질해지고 망가질 수 있는지 극한의 캐릭터들도 만나고 싶다"면서 다양한 역할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주향에 크게 끌렸던 건 목표 하나를 향해 맹렬히 가는 사람이라는 점이었어요. 그게 매력적이었죠. 제겐 새로운 도전이었고 연기적으로도 갈증을 해소할 수 있었죠. 앞으로도 모든 역을 다 해보고 싶어요. 악역이나 무거운 역만 하는 건 결코 아니예요. 밝은 역도 정말 좋고 코미디 연기에 대한 욕심도 요즘 많이 올라왔죠. 하하. '아이돌'에서 제가 맡은 차재혁은 굉장히 인간계산기 같은 인물이에요. '이 사람은 나에게 얼마짜리 사람인가, 얼마의 이득을 가져다줄 것인가. 이 상황은 또 얼마짜린가' 늘 이렇게 판단하는 인물이죠. 또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생각에 기대와 걱정이 반반이에요.(웃음)"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