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미군과 함께 일한 통역의 가족에게 사형판결을 통지했다고 CNN방송이 23일(현지시간) 여러 통지문을 입수해 보도했다.
[카불 로이터=뉴스핌]김근철 특파원=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에서 주민들이 19일(현지시간) 독립기념일을 맞아 , 국기를 앞세워 반 탈레반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1.08.20 kckim100@newspim.com |
손글씨로 쓰여진 첫 번째 통지문에는 미군 통역으로 일한 남성의 가족에게 재판에 출석하라는 명령이 담겼다. 문서에는 "우리가 신고받은 바에 따르면 당신은 미국인들을 돕고, '이단 십자군'(Infidel Crusaders)의 통역으로 있던 당신의 남자 형제의 신변안전을 지원한 혐의를 받는다"고 적시됐다. 여기서 이단 십자군은 미군을 뜻한다.
이어 통지문에는 "이번주 재판에 나와 당신의 결백을 증명하라. 출석 불응시 결석재판으로 진행되며, 거부권은 없다"는 경고가 담겼다.
두 번째 통지문에는 "당신은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샤리아 법원으로 기소건이 전달됐으며, 유죄 판결을 받고 사형 판결이 나온다고 해도 당신에게는 항소권이 없다"고 적시됐다. 샤리아는 이슬람 율법이다.
마지막 통지문에는 샤리아 법원에서 유죄 판결이 나왔다며, 상임 샤리아 법원에서는 사형 선고가 내려질 것이라는 내용이 골자다. 이 역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문서에 명시됐다.
통지문은 지난 3개월에 걸쳐 미군 통역 가족에게 보내졌다고 한다. CNN은 통역이나 그의 가족 신분은 밝히지 못한다면서도, 통역과 함께 일했던 전직 아프간 미군으로부터 내용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CNN은 "이 통지문들은 탈레반이 미국인과 함께 일했거나 그의 가족에게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다는 바를 보여준다"며 "탈레반의 아프간 장악 후 아프간인들이 왜 그렇게 고국을 탈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지 보여주는 예"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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