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 영국판 '배민'으로 불리우는 영국 음식배달업체 딜리버루(Deliveroo)가 런던증시 최악의 기업공개(IPO)라는 기록을 남겼다. 상장 첫날 이 회사 주가는 26%하락하면서 시가총액도 약 3.5조원 증발했다.
3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딜리버루가 런던증시에 상장해 주식이 거래되는 첫날 주가가 1/4 이상 내리면서 금융계 용어로 표현하면 '런던증시 최악의 IPO'가 됐다고 보도했다.
거래 첫날 딜리버루 주가는 30% 하락하면서 시총도 76억 파운드(약 12조원)에서 20억파운드(약 3.5조원) 줄어든 것.
IPO 인수단인 골드만삭스와 JP모간이 적극적으로 매수했지만 쏟아지는 매물을 감당하지 못한 것이다.
우선 공매도 세력이 가담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번 IPO에 관여한 한 투자은행 직원은 "인수단이 아닌 은행들이 헤지펀드 3군데 이상과 함께 공매도를 부추겼다"고 말했다.
반면 시장에서는 딜리버루의 주식 상장가가 지나치게 높게 설정된 것과 IPO를 지원한다는 대규모 투자자 3군데를 공개하지 않아서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는 평가도 나왔다.
특히 딜리버루의 대표인 윌 슈가 가진 의결권이 지나치게 많은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번 상장 주식이 보통주 한가지가 아니라 의결권 차등주가 포함된 것이다. 윌 슈가 차등주를 고집하지만 않았어도 이정도의 냉대는 없었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에 이번 딜리버루의 IPO흑역사가 런던증시에서 IPO기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술주 투자자인 맹그로브 캐피탈파트너스의 마크 틀루츠 대표는 "딜리버루 IPO때문에 다른 창업자들이 런던증시를 기피할까 우려된다"면서 "이번 딜리버루 사태는 증시투자자들의 문제가 아니라 단지 주식상장가가 지나치게 고평가된 탓이다"고 말했다.
[뉴스핌=김나래 기자] 2021.03.05 딜리버루 라이더의 모습 [사진=딜리버루 홈페이지] ticktock0326@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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