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이달 카드 가맹점 '원가분석 및 적격비용 산출' 작업 개시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신축년 새해 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 추가 인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도 원가 수준인 수수료율에 대해 정치권과 금융당국을 중심으로 추가 인하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을 위한다는 차원이지만, 카드사들은 "더 내릴 수수료가 없다"며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이달부터 금융당국과 신용카드사들이 카드 가맹점 수수료 재산정을 위한 '원가분석 및 적격비용 산출' 작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카드사의 자금조달과 비용이 얼마나 들었는지 분석해 원가에 맞춰 카드 수수료율을 다시 산정하는 것이다.
카드 수수료율 재산정은 지난 2012년과 2015년, 2018년 등 3년마다 이뤄지고 있다. 통상 연말에 수수료율이 결정돼 이듬해 적용된다. 국내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은 2007년 이후 총 12차례 인하됐다. 일반 가맹점에 대한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2007년 4.5%에서 3.6%로 조정된 이후 지속적으로 낮아졌다.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신용카드 가맹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21.01.04 tack@newspim.com |
현재 연간 매출액 3억원 이하 영세가맹점의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0.8%다. 3억원~5억원 이하 가맹점의 수수료율은 1.3%이며, 5억원 ~ 10억원 이하는 1.4%, 10억원~ 30억원 이하는 1.6%다.
현재 국내 카드사들은 사실상 원가 이하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카드 수수료율이 최저 0.5%인 영세가맹점의 경우 소비자들이 카드 결제를 할 때마다 카드사들이 얻는 수수료 이익보다 제반 비용 지출이 더 큰 마이너스 구조라는 것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카드사들은 수년 전부터 더 이상 가맹점 수수료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라며 "과거 총선 전후를 중심으로 이미 10여차례 수수료를 내렸기 때문에 더 내릴 것도 없다"고 귀띔했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법안이 여럿 발의된 것도 카드사들에겐 부담이다. 대표적으로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중소·영세가맹점에서 1만원 이하 결제액에 대해서는 카드수수료를 전면 면제하고, 전통시장 내 가맹점은 매출 규모와 관계 없이 우대수수료율을 적용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카드사들은 지난해 코로나19에 따른 오프라인 마케팅 비용 축소로 그나마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향후 추가 수수료 인하가 단행될 경우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카드사들은 마이데이터사업 등 신사업에서 돌파구를 찾는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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