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최근 사임을 발표한 테리 브랜스태드 중국 주재 미국 대사가 코로나19(COVID-19)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된 책임을 중국에 돌렸다.
브랜스태드 대사는 18일(현지시간)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가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끝났을 수 있었지만 중국의 잘못으로 전 세계로 확산됐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시스템은 초기 확산을 은폐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데다 초기에 확산 사실을 알린 의사들을 처벌하기까지 했다"고 비난했다.
테리 브랜스태드 중국 주재 미국 대사 [사진=블룸버그 통신] |
이는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라 부르며 팬데믹의 중국 책임론을 강하게 주장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등 백악관 관료들과 맥락을 같이 하는 발언이다.
브랜스태드 대사는 또한 중국 시스템으로 인해 미국의 가장 중요한 양자 관계 중 하나인 미중 관계가 악화되고 긴장이 고조됐다고 지적했다.
지난 14일 주중 미국 대사관은 브랜스태드 대사가 물러날 것이라고 깜짝 발표했다. 이에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중국 주재 미국 대사로서 미 국민들을 위해 3년 이상 봉사한 테리 브랜스태드 대사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며 대사의 사임을 시사했다.
브랜스태드 대사는 "빨리 귀국하고 싶다"면서 "나는 전임 3명의 주중 대사보다 더 오래 이 자리에 있었다"고 말했다. 브랜스태드 대사는 2017년 취임했다.
세간의 추측대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캠페인에 합류할 것이냐는 질문에 브랜스태드 대사는 "대통령이 유세 현장에 나를 부른다면 2016년 대선 때와 마찬가지로 달려갈 것"이라고 답했다.
오랫동안 미국 아이오와 주지사를 지냈던 브랜스태드 대사는 중서부 경합주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표를 몰아줄 수 있는 인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 경합주에서 자신의 대통령 선거 캠페인에 대한 브랜스태드 대사의 조력을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어, 트럼프 대선 캠프에 합류할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브랜스태드 대사는 당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개인적 친분 관계를 계기로 주중 대사로 발탁됐다.
시 주석은 허베이(河北)성 정딩(正定)현 서기였던 1985년 미국 중서부 지역을 방문하던 중 당시 아이오와 주지사였던 브랜스태드 대사와 우호적 관계를 맺었다. 브랜스태드 대사가 임명될 당시 중국은 '중국 인민의 오랜 친구'라며 두 팔 벌려 반겼다.
하지만 브랜스태드 대사 임명 후 양국 관계는 영사관 폐쇄 등 40년 전 수교를 맺은 이후 최악으로 악화됐다.
CNN은 브랜스태드 대사가 결국 시 주석과 개인적 친분을 양국 관계를 개선하는 데 활용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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