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성장률 전망치 3.3%로 0.1%포인트 내려
인도 성장 전망치 1.2%포인트 하향
미·이란 갈등, 각국 사회 불안도 언급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최근 수년간 세계 경제 성장세를 주도하던 인도가 흔들리는 가운데 IMF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하다고 판단했다.
IMF는 20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에서 IMF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3%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전망치보다 0.1%포인트 하향 조정된 수치다. 지난해 성장률 측정치는 3.0%에서 2.9%로 낮아졌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3.4%로 10월보다 0.2%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올해 성장률 하향 조정은 주로 인도 등 주요 신흥국 성장세 부진에 기인했다. IMF는 인도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번보다 1.2%포인트나 낮은 5.8%로 제시했다. 인도의 내수 경제가 예상보다 가파르게 둔화했다는 게 IMF의 판단이다. 다만 IMF는 인도 경제가 통화 및 재정 부양책의 지원을 받아 내년에는 6.5%의 성장률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이 수치 역시 10월 전망치보다 0.9%포인트 낮다.
기타 고피나트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성명에서 "세계 성장의 회복은 여전히 불확실하다"면서 "선진 경제 성장세가 현재 수준에서 안정되면서 그것은 계속해서 압박을 받고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신흥 시장 경제의 회복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사진=로이터 뉴스핌] |
반면 IMF는 중국의 올해 성장률을 10월보다 0.2%포인트 높은 6.0%로 제시했다. 여기에는 최근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 합의가 강하게 작용했다.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류허(劉鶴)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1단계 무역 합의문에 서명하면서 양국의 무역 전쟁 우려를 일단 잠재웠다. 1단계 합의에 앞서 미국은 중국을 환율 조작국 명단에서 제외하며 긴장감을 완화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IMF는 지난해 10월 강조한 일부 커다란 경제적 불확실성이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고피나트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 합의와 낮은 '노 딜 브렉시트'(합의 없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가능성으로 일부 위험은 부분적으로 후퇴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IMF는 칠레와 멕시코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하향 조정했다.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2.3%에서 2.0%로 낮아졌다.
IMF는 향후 무역 긴장감 등 세계 경제의 여건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고피나트 이코노미스트는 "새로운 무역 긴장감이 미국과 EU 사이에서 부상할 수 있으며 미국과 중국의 무역 긴장감도 돌아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초 들어 부각된 미국과 이란의 긴장감도 언급됐다. IMF는 "미국과 이란 등 확대된 지정학적 긴장감은 세계 원유 공급을 방해하고 분위기를 저해할 수 있으며 이미 기업 투자를 약화했다"면서 "게다가 많은 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회 불안의 심화는 경제 활동을 저해하고 개혁 노력을 복잡하게 하며 분위기를 악화하고 성장을 예상한 것보다 더 끌어내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IMF는 각국 중앙은행들이 경제를 계속 부양할 것으로 전망했다. 고피나트 이코노미스트는 "통화정책은 계속 성장과 완화된 금융 여건을 지지해 왔다"면서 "이 같은 전개와 함께 세계 경제가 가라앉은 수준에서 안정화한다는 일시적인 조짐이 있다"고 분석했다.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