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내부의 '레지스탕스'를 자처한 익명의 고발자가 쓴 책이 곧 출간된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 등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셰트 북그룹 산하 독립 출판사가 오는 19일 출간하는 신간 '경고'(Warning)는 트럼프 대통령의 잔인하고 무능력하고 위험한 일화들을 폭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진행된 연방 법원 판사 인준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저자는 지난해 9월 '트럼프 행정부 내 레지스탕스'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NYT 칼럼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 내 비화들을 폭로한 익명의 고위 관료이다. 그는 이번에도 익명으로 책을 출간한다.
당시 칼럼에서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의 난맥상은 물론, 일부에서 트럼프 대통령 축출 논의도 있었다고 폭로해 워싱턴 정계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저자는 259쪽에 달하는 신간에서 자신이 관찰하고 경험한 바를 토대로 트럼프 대통령의 도덕성과 지적 수준을 신랄하게 비난했다. 그러면서 전현직 관료들이 자신과 같은 의견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료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한밤중 집단 사퇴'를 모의했으나, 이미 불안한 정부가 더욱 위태로워질 것을 우려해 참았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연이은 위기를 자처하고 있다며, "그는 항공 관제탑에 앉은 12살짜리 어린이와도 같다. 무차별적으로 버튼을 눌러 활주로 위의 비행기들을 충돌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고위 관료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날린 어이없는 트윗 때문에 새벽에 완전히 패닉 상태로 잠에서 깨야 했다고 전했다. 그는 "나이 든 삼촌이 요양원에서 새벽에 팬티 바람으로 소리를 지르며 여기저기 뛰어다니는 꼴을 보는 것과 같다. 경악스럽고도 창피한 일"이라고 묘사했다.
또 저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여성 혐오론자이자 인종 차별주의자라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여성의 외모나 행동에 대해 말하는 것을 불편한 침묵 속에 듣고 있어야 했다"며 "그는 여성의 화장에 대해 평하고 몸무게를 웃음거리로 만들며 옷차림을 지적하곤 했다. 성공한 전문직 여성들에게 '아가씨'(sweetie) '자기'(honey)라는 부적절한 호칭을 사용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스페인계 억양을 흉내내며 멕시코 국경을 넘는 이민자들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녀 7명을 데리고 와서 '남편이 우리를 버렸다'며 도와달라는 이주민 여성들은 우리나라에 쓸모가 없다. 남편이라도 데리고 왔으면 옥수수라도 따게 하겠지만"이라고 말했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저자는 자신의 신분 노출을 막기 위해 특정 일화를 구체적으로 소개하지는 않았다. 그러면서 익명을 고수하는 이유에 대해 "논란은 나에 대한 것이 아니다. 나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통령직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누구는 나의 이러한 결정을 '겁쟁이 같다'고 비난하지만 그러한 비난에 마음이 상하지는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는 일에 내 이름을 걸 준비가 안 돼 있는 것이 아니다. 적절한 시기가 오면 이름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스테파니 그리셤 백악관 대변인은 이 책에 대해 '완전히 소설'이라며 익명의 저자는 '겁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 책을 쓴 겁쟁이가 이름을 밝히지 않은 이유는 그가 거짓말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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