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4개 주(州)에서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3곳을 탈환했다. 특히 공화당 텃밭으로 여겨졌던 지역에서 민주당이 승리를 쟁취하면서 내년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빨간불이 켜졌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민주당이 켄터키·버지니아·뉴저지에서 승리를 거뒀고 공화당은 미시시피 주지사 선거에서만 이겼다.
[렉싱턴 로이터=뉴스핌] 김세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켄터키주 렉싱턴에 있는 럽(Rupp) 아레나에서 선거 유세 연설을 하고 있다. 2019.11.04. |
특히 민주당이 버지니아에서 압승을 거뒀고 전통적으로 공화당 강세 지역인 팜벨트(중서부 농업지대)에 속하는 켄터키에서마저 접전 끝에 승리하는 이변이 발생해 공화당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대선 당시 무려 30%포인트 차이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 승리했던 켄터키 주지사 선거에서 앤디 베셔 민주당 후보가 매트 베빈 현 주지사를 근소한 차이로 제쳤다. 공화당의 확실한 표밭으로 트럼프 대통령 역시 선거 하루 전 직접 방문해 베빈 후보를 지원한 만큼 켄터키에서의 패배는 공화당에 큰 충격이다.
베빈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조사의 부당함을 강조하며 보수파 유권자들의 분노를 끌어 모으려 했으나, 오히려 유권자들에게 설득력 있는 메시지 전달을 방해하는 전략이 됐다.
버지니아 주의회 선거에서는 공화당이 장악하던 상·하원을 민주당이 각각 21석, 53석으로 공화당을 크게 앞서며 모두 탈환했다. 버지니아에서는 민주당이 25년 만에 처음으로 의회를 장악했다는 의미가 있다. NYT는 잇따른 총기 참사에도 총기규제에 미온적 태도를 보여온 공화당과 대비해 민주당은 총기규제와 최저임금 인상 등에 대해 강력한 태도를 보여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평가했다.
이밖에 뉴저지는 소수인종 비중이 높아 민주당이 하원선거에서 수월하게 승리를 거뒀다. 반면 전통적 공화당 지역인 미시시피 주지사 선거에서는 테이트 리브스 부지사가 짐 후드 민주당 후보를 제치고 승리했다.
트럼프 탄핵 이슈를 강조한 베빈 후보의 패배에서도 나타났듯이 공화당 후보들은 탄핵조사를 초래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적에 대해 유권자들을 설득하기 어려운 입장이다. 일부 공화당 후보들은 탄핵 이슈에 있어서 트럼프 대통령 편을 들었다가는 패배할 것이 뻔한 만큼 도가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는 전략까지 취하고 있다고 WP는 보도했다.
이날 지방선거는 투표율이 30% 가량에 불과한 만큼 대선의 직접적인 척도라 볼 수는 없지만, 여러 가지 이변이 발생한 만큼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수세에 몰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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