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웰, 청와대·외교부·국방부·국회 찾아
美 "15일 SCM서 지소미아 다뤄질 것
스틸웰 이어 에스퍼 美 국방장관도 방한
[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2주 앞둔 가운데 재연장을 희망하는 미국이 한국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데이비드 스틸웰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청와대·국방부·외교부·국회 인사를 만나고 떠난 데 이어 다음 주에는 미 국방수장이 직접 방한한다.
지난 5일 밤 한국에 도착해 2박 3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7일 중국 베이징으로 떠난 스틸웰 차관보는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 번복을 위해 동분서주했다. 그는 특히 6일 하루 동안 빽빽한 일정을 소화하며 한국 정부를 설득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지난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강경화 장관을 예방하고 나서고 있다. 2019.11.06 leehs@newspim.com |
스틸웰 차관보는 먼저 외교부를 방문해 강경화 장관과 조세영 1차관을 만났다. 지소미아와 관련한 한미 논의에 초점이 모였으나 스틸웰 차관보는 외교부를 나오며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방한 전 일본에서 "한국의 지소미아 연장 불가 방침 결정에 실망했었다"고 말한 것과 사뭇 다른 기조였다.
같은 날 오후 정석환 국방정책실장을 면담하기 위해 국방부 청사로 들어서던 스틸웰 차관보는 '지소미아 관련 대화를 나눴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환상적인 논의를 오늘 했다"고 말했다. 비공개 석상에선 지소미아를 비중 있게 다뤘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후 청와대는 스틸웰 차관보가 오전에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과 70여분 간 면담한 사실을 공개했다. 청와대는 "지소미아와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 한미 간 동맹 현안에 대해 구체적이고 건설적이며 미래지향적인 협의를 가졌다"며 지소미아 논의가 있었음을 공식 확인했다.
스틸웰 차관보는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윤상현 자유한국당 의원도 만나 지소미아 연장을 희망하는 의견을 피력했다. 윤 의원은 "제가 느낀 미국 입장은 실망스러운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스틸웰 차관보는 이 자리에서 지소미아의 최종 종료를 막기 위한 해법이 무엇인지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스틸웰 차관보의 전방위 행보에도 지소미아와 관련한 한국 정부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 강경화 장관은 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지금으로선 저희 결정대로 갈 것"이라며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철회된다는 전제 하에서 우리가 재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 주에는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이 한국을 찾아 지소미아 유지 압박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미 국방부는 7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에스퍼 장관이 한국과 태국, 필리핀, 베트남을 방문하기 위해 오는 13일 출발한다고 밝혔다.
우리 국방부도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에스퍼 장관은 15일 국방부에서 제51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지소미아의 효력이 종료되는 오는 23일 0시를 일주일 앞둔 시점이다.
SCM 공식 의제에 지소미아는 포함되지 않았으나 실제 만남에서는 비중 있게 다뤄질 가능성이 높다. 조너선 호프먼 미 국방부 대변인은 지소미아와 관련 "다음 주 우리가 한국에 있을 때 그것(지소미아)이 우리 대화의 일부가 될 것임을 장담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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