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미중 무역전쟁의 수혜는 당초 예상됐던 베트남 기업보다 베트남에 투자한 외국 기업에 돌아가고 있다고 VN익스프레스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한국 기업이 가장 많은 혜택을 입는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핀그룹(Fiin Group)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의 대미 수출은 미중 무역전쟁의 심화로 늘어났으나, 이 증가분에서 거의 모든 비중을 차지한 것은 외국 기업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베트남에 있는 한국 의류 제조업체가 가장 큰 혜택을 보고 있다고 VN익스프레스는 전했다. 의류 업종의 경우, 2018년 6월~2019년 12월 대미 수출액에서 베트남 기업의 비중은 16%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84%는 베트남에 투자한 외국 기업이 가져갔다.
특히, 한국 업체 143곳이 베트남 의류 대미 수출액의 약 절반을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2000년대 초부터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업체들이 공급망을 잘 구축해놨기 때문에 더 많은 혜택을 얻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베트남 기업의 대다수는 여전히 규모가 작고 품질, 수량, 비용 면에서 해외 구매자들의 요구사항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휴대전화 및 부품 대미 수출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2019년 6월까지 1년간 한국 삼성전자와 대만 폭스콘이 베트남의 대미 휴대전화 및 부품 수출을 점령했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베트남의 해당 품목 대미 수출에서 한국과 대만 기업 비중은 98%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베트남 기업들은 이러한 외국 기업들에 일부 부품만을 공급함으로써 수출 증가에 간접적으로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의류 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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