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에서 1년 중 최대 쇼핑 대목으로 꼽히는 '블랙프라이데이' 온라인 쇼핑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11월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올해 연말 쇼핑 시즌은 가계 예산이 빠듯한 가운데 실업률이 4년래 최고치에 근접하고 소비자 신뢰지수가 7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시작됐다. 물가 부담 속에 소비자들은 지출을 더욱 신중히 하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도비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미국 온라인 매출은 118억 달러(약 17조 3,520억 원)로, 지난해보다 9.1% 증가했다. 어도비는 소비자들의 온라인 소매 웹사이트 방문 1조 건을 추적해 데이터를 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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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런던 옥스퍼드 거리에 있는 블랙프라이데이 세일 광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마스터카드 스펜딩펄스(Mastercard SpendingPulse) 역시 블랙프라이데이 온라인 구매가 전년 대비 10.4%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장 구매 증가율은 1.7%에 그쳤다.
이번 온라인 쇼핑 확대에는 인공지능(AI) 기반 챗봇 사용이 크게 늘어난 점이 영향을 미쳤다. 혼잡한 매장을 피한 소비자들이 가격 비교와 할인 탐색을 위해 AI 도구를 적극 활용했다는 것이다.
어도비는 AI 기반 트래픽이 작년 대비 805% 급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월마트의 '스파키(Sparky)'나 아마존의 '루퍼스(Rufus)' 같은 인공지능 쇼핑 도구가 출시되기 전이었다.
e마케터(eMarketer) 애널리스트 수지 데이비드카니언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상품에 더 빨리 도달하기 위해 새 도구를 사용하고 있다"며 "선물 쇼핑은 스트레스가 큰데, 대규모 언어모델(LLM)은 탐색 과정을 더 빠르고 안내받는 느낌으로 만들어준다"고 설명했다.
블랙프라이데이에 특히 판매가 강했던 품목으로는 장난감 레고(LEGO) 세트, 포켓몬 카드, 닌텐도 스위치·플레이스테이션5 등 게임 콘솔, 애플 에어팟, 키친에이드 믹서 등이 포함됐다.
소프트웨어 업체 세일즈포스에 따르면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기준 전 세계에서 AI와 AI 에이전트가 영향을 미친 온라인 매출은 142억 달러에 달했다. 이 가운데 30억 달러는 미국에서 발생했다.
세일즈포스는 식료품을 포함한 생필품까지 포함한 자체 집계 기준으로 미국 소비자들의 온라인 지출이 블랙프라이데이에 180억 달러로 전년 대비 3%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럭셔리 의류 및 액세서리 판매가 강세를 보였다.
세일즈포스는 그러나 가격 상승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결제 단계에서 구매하는 상품 수는 줄었다고 지적했다. 할인율 또한 2024년과 큰 차이가 없었으며, 관세 등으로 제품 가격이 높아지면서 소매업체들의 공격적 할인 제공이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러닝포인트(Running Point)의 최고투자책임자(CIO) 마이클 애슐리 슐먼도 "가격 상승과 할인률 정체가 결합되면서 실질적 '블랙프라이데이 가치'가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세일즈포스에 따르면 주문량은 1% 감소한 반면 평균 판매가격은 7% 상승했고, 거래당 상품 수는 전년 대비 2% 줄었다.
세일즈포스 소비자 인사이트 디렉터 카일라 슈워츠는 "미국 평균 판매가격 상승을 이끄는 요인은 두 가지"라며 "첫째는 관세 영향으로 비필수 소비재 가격이 크게 올랐고, 둘째는 평균 소득층보다 고소득층의 구매력이 더 강하게 나타났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럭셔리 카테고리 판매 호조에서도 확인된다는 진단이다.
어도비는 블랙프라이데이 소비 증가가 '사이버먼데이' 매출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사이버먼데이 온라인 매출은 전년 대비 6.3% 증가한 142억 달러에 달해 올해 최대 온라인 쇼핑일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제품은 정가 대비 30% 할인까지 가능하며, 의류·컴퓨터 역시 큰 폭의 할인률이 나타날 것으로 관측된다.
wonjc6@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