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허브' 런던 위상 타격 불가피
유로화 청산 거래 독점 런던청산소 내년 3월 접근 종료
[뉴욕=뉴스핌] 민지현 특파원 =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럽 은행권에 이른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대비에 늑장을 부리고 있다며 쓴소리를 냈다.
이른바 무질서한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추가 인력 및 자원을 런던 이외 유럽 다른 지역으로 이전, 적극적인 대비에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브렉시트 혼돈속에 영국에서 유럽 본토로 금융회사들의 엑소더스가 가시화하고 세계 최대 파생금융상품 청산결제 거래소인 '런던 클리어링 하우스(LCH·런던청산소)'의 접근이 내년 3월로 종료되면서 유럽 금융활동의 중심지 런던의 위상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4일(현지시간) ECB는 성명을 통해 브렉시트에 대비한 유럽 은행들의 인력 및 비즈니스 이전이 당초 예상했던 수준에 못 미친다고 밝혔다. ECB는 일부 은행들이 감독상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영국 지사 영업에 계속해서 크게 의존할 수는 없다고 우려했다.
지난 3월부터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시한이 연기되면서 런던에 위치한 일부 금융사들은 유보금을 유로 지역에 쌓아두는 것을 삼가고 있다. 해당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블룸버그통신에 "골드만삭스와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 수십억 유로의 자본금을 영국 밖으로 이전하기를 미루고 있는 글로벌 기업 중 하나"라고 말했다.
ECB는 유로존 은행들이 브렉시트 금융 충격에 대비해 충분한 자금을 보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은행들은 이미 브렉시트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원활한 영업 활동을 위해 런던 이외 유럽 본토에 선제적으로 자회사를 설립했으며 ECB와 자본 수준 협상을 진행했다.
이같은 움직임 속에서 ECB는 유로존 은행들에 지역 리스크 관리를 당부하고 지배구조를 계속해서 구축할 것을 상기시켰다.
ECB의 권고는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발생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신임 총리는 오는 10월 31일 무슨 일이 있어도 영국은 EU를 떠나겠다고 약속했다.
UK파이낸스의 코너 로룰러 국제 및 브렉시트 정책 담당 이사는 이메일을 통한 성명에서 "은행권은 일방적으로 취할 수 있는 조치와 관련해 최대한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노 딜' 시나이로에서 영국에 본사를 둔 은행들이 제한된 기간동안 유럽 본토 내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계속할 수 있도록 허용하도록 EU당국을 촉구했다.
ECB는 은행 이외 금융회사들에도 브렉시트로 차질을 빚을수 있는 주요 시장 인프라에 충분한 접근성을 확보하라고 권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EU에 기반을 둔 많은 은행들은 현재 전세계 이자율 스왑 거래의 90% 이상을 소화하는 장외 파생상품 청산 거래소인 런던청산소(LCH)를 이용하고 있으나 내년 3월 접근이 종료될 예정이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유럽중앙은행(ECB) 본부[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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