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 특약 축소 보험업계와 엇갈린 행보...점유율 확대 전략 풀이
[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흥국화재가 6월부터 마일리지(주행거리)할인특약을 확대한다. 이는 손해율 악화로 할인특약을 축소하는 경쟁사들과는 반대 행보로, 업계에선 가격경쟁력을 높여 시장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한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흥국화재는 지난 3일부터 마일리지할인특약 적용 구간 확대 및 할인율을 조정했다. 마일리지할인은 주행거리가 짧을수록 보험료를 깎아주는 특약이다.
흥국화재는 기존 마일리지 할인특약에 5000㎞~7000㎞이하 구간, 1만2000㎞~1만5000㎞이하 구간을 신설했다. 각각의 구간에 19.0% 5.5%의 선할인을 제공한다. 다만 기존 2.3%의 할인율을 적용했던 1만5000㎞~1만8000㎞의 구간 할인율을 0.3%p 줄인 2.0%로 낮췄다.
주행거리가 긴 고객의 할인율을 일부 축소하면서 주행거리가 상대적으로 짧은 고객에 대해선 세분화해 할인율을 높였다.
자동차보험은 주행거리가 길수록 사고확률도 높아진다. 사고확률이 높으면 손해율(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도 덩달아 높아진다. 흥국화재의 마일리지특약 확대는 손해율이 낮은 우량고객을 더 확보해 손해율을 안정화하는 동시에 시장점유율도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이와는 달리 최근 대부분 보험사들은 손해율 악화를 이유로 보험료를 인상함과 동시에 각종 할인특약을 줄이고 있다.
삼성화재는 이날(7일)부터 보험료를 1.5% 올린다. 한화손보는 8일(1.5%), 현대해상·DB손보는 10일(1.5%, 1.0%), 메리츠화재는 15일(1.2%)의 보험료 인상을 확정했다. KB손보는 이미 지난 6일 1.6% 보험료를 높였다.
이처럼 보험료를 인상하면서도 할인특약은 줄인다. 가령 보험료 1.0% 인상 예정인 DB손보는 그 동안 3% 가량 보험료를 할인하던 ‘블랙박스특약’ 할인율을 절반 수준인 1.5%로 줄였다. 블랙박스는 신차에 기본옵션으로 장착될 정도로 보편화됐다. 그만큼 할인을 받던 가입자가 많았던 특약이다. 삼성화재도 할인특약 축소 등으로 손해율 안정화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가격경쟁이 가장 치열한 자동차보험에서 할인특약을 축소하면 곧바로 점유율이 하락한다”면서도 “여름철 태풍 등 기상악화로 손해율이 치솟으면 많은 보험사가 DB손보처럼 할인특약을 축소하거나 폐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이런 와중에 흥국화재가 대표적 할인특약인 마일리지특약 확대 전략을 세웠는데, 이는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 같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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