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내달 중순 경 이란을 방문하는 방향으로 이란 외무부와 날짜 등을 최종 조정 중이라고 29일 지지통신과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아베 총리의 이란 방문이 가시화되면서, 미국의 핵협정 탈퇴 이후 대립이 심화되고 있는 미국과 이란 사이의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이달 중순 급거 일본을 방문한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과의 회담 이후 이란 방문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16일 일본을 방문한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을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단, 이란 적대 정책을 강화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배려해 미일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확인한 후 방문을 최종 결정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25일 나흘간의 일정으로 일본을 국빈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정상회담에서 아베 총리의 이란 방문에 대해 “아베 총리는 이란 지도부와 좋은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어떻게 될지 보고 싶다. 문제 없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이어 “이란이 원한다면 우리도 이야기 하고 싶다”며, 아베 총리의 방문이 이란과의 대화로 이어지는 것에 대한 기대감도 표시했다.
이에 대해 아베 총리는 “중동 지역의 평화와 안정은 일본이나 미국뿐 아니라 국제사회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일본은 일본으로서의 책임을 다해 할 수 있는 것은 반드시 해 나가겠다”며 “어떠한 경우에도 무력 충돌로 치닫는 일이 없도록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도쿄 롯폰기(六本木)에 있는 로바타야끼(炉端焼き) 식당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하지만 아베 총리가 중재자로서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일본 외무성의 한 고위 간부는 지지통신에 “아베 총리가 할 수 있는 게 한정적일 것”이라며 “미국과 이란이 치킨게임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냉정한 의사소통을 돕는 정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테헤란에 주재하고 있는 한 외교 관계자도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제재 조치 재개로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빠진 이란이 타협에 나설 만한 ‘대가’를 일본이 제공하는 것은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란 정부도 아베 총리의 중재자 역할에는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압바스 무사비 외무부 대변인은 “아베 총리의 방문은 오랫동안 이어진 양국 관계에 중요한 일”이라면서도 “우리는 ‘중재’라는 말은 쓰지 않겠다. 지역 정세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 것은 환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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