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미국과 이란의 갈등으로 중동 지역에서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라크가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왼쪽)과 모하메드 알리 알하킴 이라크 외무장관이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만나 악수를하고 있다. 2019.05.26. [사진=로이터 뉴스핌] |
AP통신과 로이터통신은 미국과 이란의 동맹국인 이라크가 양측의 위기 상황을 중재한다는 뜻을 26일(현지시간) 밝혔다고 같은 날 보도했다.
무함마드 알리 알하킴 이라크 외무장관은 이날 바그다드에서 열린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알하킴 외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우리(이라크)는 도움을 주고, 중재자가 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라크가 미국이 취한 일방적인 조치에는 반대한다는 뜻을 강조하면서도 "만족스러운 해법을 도출하도록 노력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알하킴 장관은 또 "형제국 이란에 대한 (미국의 경제) 제재는 효과가 없으며, (제재 문제에서) 우리는 그(이란)의 편에 서겠다"고 강조했다.
자리프 외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이란이 걸프 지역 아랍 동맹국들과 균형잡힌 관계 구축을 원하며, 이들에게 불가침 조약을 맺을 것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장관은 그러면서 "경제 전쟁이 됐든, 군사적인 것이든 우리는 이란을 겨냥한 전쟁 시도에 맞서 (이란을) 방어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은 지난해 이란 핵 협정에서 탈퇴를 선언했으며, 최근 이란에 대한 제재 강화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8개국에 한시적으로 부여하던 이란 원유 제재 예외 조치 기간을 연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이란은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중동에 주둔 중인 미군에 대한 이란의 위협을 근거로 걸프 지역에 항공모함 전단과 전략폭격기 'B-52' 등을 파견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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