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유로존 위기의 도화선으로 통하는 그리스가 9년만에 처음으로 10년 만기 국채 발행에 성공했다.
입찰 열기가 후끈 달아오른 가운데 채권은 예상보다 낮은 수익률에 발행,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브레이크에 따른 신흥국 금융시장의 골디락스를 반영했다.
그리스 국기 [사진=블룸버그] |
5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그리스는 10년 만기 신디케이티드 채권을 25억유로 규모로 발행했다.
그리스가 10년 만기 국채를 발행한 것은 지난 2010년 3월 이후 처음이다. 입찰 수요는 118억유로에 달했다. 투자자들의 공격적인 ‘사자’가 몰리면서 발행 규모는 당초 예상했던 20억유로보다 확대됐다.
발행 금리는 3.9%로, 이 역시 당초 제시했던 4.125%보다 상당폭 낮은 선에서 결정됐다. BNP 파리바와 골드만 삭스, 씨티그룹, 크레디트 스위스(CS), HSBC 등이 주관사로 나선 이번 국채 발행은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지난해 8월 3차에 걸친 국제 채권단의 구제금융 체제를 졸업한 그리스는 올해 1월 5년 만기 국채를 25억유로 규모로 발행한 데 이어 채권시장에서 연이어 장기 자금을 성공적으로 조달한 셈이다.
유럽 부채위기를 점화, 투자자들 사이에 이른바 ‘그렉시트(Grexit,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및 공동통화존 붕괴 우려를 부추겼던 그리스는 지난해 8년에 걸친 구제금융 체제를 탈피한 뒤 국채 발행을 저울질했지만 아르헨티나와 터키 등으로 번진 신흥국 금융시장 패닉으로 인해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하지만 연초 이후 금융시장 상황이 급반전을 이루면서 그리스의 국채 발행에 우호적인 여건을 형성했다. 무엇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자산 매입 프로그램이 종료된 상황을 감안할 때 이번 발행 성적이 눈길을 끌 만 하다는 평가다.
이에 앞서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B1으로 두 단계 상향 조정했다. 여전히 투기등급을 탈피하지 못한 상황이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그리스 정부가 2022년까지 재정수지 흑자를 기록, 재정건전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국채 발행도 시장의 신뢰를 확인하기 위한 측면에서 이뤄진 것으로, 당장 자금 수요를 충족시키려는 목적이 아니라고 주관사들은 전했다.
한편 그리스 정부가 공개한 2019년 예산안에 따르면 올해 채권시장에서 총 40억유로 규모의 자금 조달을 목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시장 여건이 뒷받침될 경우 국채 발행 규모를 70억유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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