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 인천-울란바토르 운수권 신청 안해
제주·이스타항공, 부산發 첫 중장거리 싱가포르 노선 확보
[서울=뉴스핌] 유수진 기자 = 저비용항공사(LCC) 티웨이항공이 올해 국제항공 정기운수권 배정에서 주요 노선을 확보하는데 실패했다. 올해엔 몽골과 싱가포르 등 운수권을 따내기만 하면 수익성이 보장되는 '황금 노선'이 많아 항공사간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으나 티웨이항공은 '빈손' 신세였다.
이 때문에 티웨이항공이 올해 진에어를 제치고 LCC업계 2위 자리로 올라서는 데에도 제동이 걸리게 됐다. 당초 티웨이항공은 진에어가 국토교통부의 제재를 받는 틈을 타 신규 노선 확대 등으로 몸집을 키워 2위 자리를 넘볼 것으로 예상됐다. 진에어는 지난해부터 신규 항공기 등록 및 신규 노선 취항 등이 불가능한 상태다.
티웨이항공 여객기. [사진=티웨이항공] |
26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전날인 25일 오후 항공교통심의위원회를 열고 올해 국제항공 정기운순권 배분에 대해 논의,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발표에는 인천-울란바토르, 부산-싱가포르, 한국-마닐라, 한국-우즈베키스탄 등 복수의 항공사가 운수권을 희망해 경합을 벌인 노선이 다수 포함됐다.
이중에서도 특히 인천-울란바토르, 부산-싱가포르 노선은 대부분의 국적항공사들이 운수권을 신청했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두 노선 모두 늘어나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 비행기를 띄우기만 하면 높은 탑승률이 보장되는데다 항공운임 또한 높게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무조건 수익성이 보장되는, '알짜 중의 알짜' 노선인 셈이다.
하지만 티웨이항공의 이름은 그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운항횟수가 주3회 확대된 인천-울란바토르 운수권은 대형기를 보유한 아시아나항공에 돌아갔고, 김해공항에서 출발하는 첫 중장거리 노선으로 화제를 모았던 부산-싱가포르 노선은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에 각각 주7회씩 배분됐다.
이번에 티웨이항공은 부산 기반인 에어부산을 제외, 모든 항공사들이 뛰어든 인천-울란바토르 노선엔 운수권 신청 자체를 하지 않았고, 부산-싱가포르 노선은 도전했으나 경쟁에서 밀린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신청서를 낸 부산-싱가포르 노선의 운수권이 경쟁사인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에 돌아가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게 됐다. 업계 맏형인 제주항공은 물론, 매출액 규모 5위 수준인 이스타항공에도 밀리며 체면을 구기게 됐기 때문이다. 티웨이항공 입장에선 선두 업체와의 격차를 줄이고 뒤따라오는 경쟁사를 따돌릴 수 있는 기회를 놓친 셈이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말 연료효율성이 크게 개선된 B737-MAX8 기종을 국내 최초로 도입, 부산-싱가포르 노선에 부정기 항공편을 띄우는 등 노력을 기울인 끝에 운수권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선제적으로 들여온 신기재가 운수권 확보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부산에서 싱가포르까지의 직항거리는 약 4600km로, LCC들이 주로 운영하는 B737-800 기종을 투입하려면 좌석수를 제한해 운항해야 한다. 하지만 항속거리(이륙부터 연료를 전부 사용할 때까지 비행거리)가 6570km인 B737-MAX8로는 한 번에 운항이 가능하다.
이에 티웨이항공도 싱가포르 등 중장거리 노선에 대비, 오는 6월부터 연말까지 총 4대의 B737-MAX8을 들여오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나 결과적으로 한발 늦게 됐다.
티웨이항공은 이번 운수권 배분 결과에 대해 내부적으로 크게 아쉬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uss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