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내년 초 부산-싱가포르 등 운수권 배분
LCC, 운수권 확보 경쟁 '치열'...진에어 동참 여부 '주목'
[서울=뉴스핌] 유수진 기자 =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에 대한 국토교통부의 제재 해제 시점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내년 초 국제항공 운수권 배분을 앞두고 국내 항공사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진에어의 동참여부가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특히 제재가 풀릴 경우 진에어는 모든 항공사가 군침을 흘리고 있는 부산-싱가포르 운수권 확보 경쟁에서 타 항공사 대비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 LCC 중 유일하게 대형기를 보유, 중장거리 노선을 운영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가격경쟁력 등을 고려, 최소 1곳 이상의 LCC가 해당 운수권을 따낼 것으로 보고 있다.
저비용항공사(LCC) 6개사 항공기.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에어서울. [사진=각사] |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내년 2~3월쯤 국내 항공사들에 국제항공 운수권을 배분할 예정이다. 통상적으로 운수권 배분은 1년에 한번, 매년 초에 이뤄진다. 항공사들이 희망노선을 신청하면 전문가들로 구성된 항공교통심의위원회가 기준에 따라 평가를 실시, 운수권을 나눠주는 방식이다. 국제선 운항 경험과 안전규정 준수 여부, 정비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번 운수권 배분에서 가장 '핫한' 노선은 부산-싱가포르다. 앞서 우리나라와 싱가포르 항공당국은 지난 8월 서울에서 항공회담을 열고 김해공항(부산)과 창이공항(싱가포르)간 항공기 운항 횟수를 최대 주14회(단일 통로 여객기 기준)까지 늘리기로 뜻을 모았다.
이후 국내 항공사들은 해당 운수권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여오고 있다. 특히 LCC들이 적극적이다. 이들은 연료효율성이 높은 기종을 도입하거나 선제적으로 부정기편을 띄우는 등 국토부의 '눈도장'을 받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같은 노력에는 싱가포르가 운수권만 확보되면 고수익이 보장되는 '대박 노선'이라는 판단이 깔려있다.
실제로 이스타항공은 기존 B737-800과 사이즈는 같지만 연료효율성을 높여 항속거리가 1000㎞ 이상 확대된 B737-MAX8를 연내 도입한다. 잠시 국내선에 투입했다 내년 1월 부산-싱가포르 부정기편으로 띄울 계획이다. 이 기종으로는 직항거리 4600㎞인 해당 노선을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
아직 항공기가 준비되지 않은 에어부산은 좌석을 줄여 부정기편을 띄우기로 했다. 현재 보유 중인 A321-200(195석)을 투입하되 승객을 130명 정도만 태워 운항할 예정이다. 제주항공은 부정기편 계획은 없으나 에어부산과 마찬가지로 승객 수를 제한해 싱가포르 운수권을 신청하기로 내부 방침을 세웠다.
이처럼 싱가포르 노선 확보를 위한 항공사들의 경쟁이 이미 시작됐지만 여기에 진에어가 뛰어들 경우 판도가 바뀔 수 있다. LCC 중 유일하게 대형기종인 B777-200ER을 보유해 싱가포르 등 중거리 노선을 운영하기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항공기 정비도 시스템이 잘 갖춰진 대한항공에 위탁해 타 LCC와 차별화된다. 운수권 배분 전 국토부의 제재가 풀린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진에어는 신규노선 확보가 불가능한 상태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8월 진에어의 불법 등기이사 재직 논란과 관련, 항공면허를 유지하는 대신 '재발방지 및 경영문화 개선대책'을 충분히 이행, 경영이 정상화됐다고 판단될 때까지 신규노선 및 항공기 등록 허가 등을 제한하기로 했다. 하지만 운수권 신청이 내년 초 시작되기 때문에 아직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심의위원들이 모여 평가를 진행하기 때문에 어떤 항공사가 운수권을 받게 될지 전혀 예상할 수 없다"며 "몇 개사가 해당 노선에 들어갈 지도 일단 심의위를 열어봐야 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진에어 포함 가능성에 대해선 "진에어 관련해서는 따로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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