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몽골, 2개 항공사가 주9회·2500석 공급하기로 합의
다수 국적사 운수권 확보戰 돌입..."띄우기만 하면 수익성 보장"
[서울=뉴스핌] 유수진 기자 = '알짜 중의 알짜'로 손꼽히는 몽골 하늘길이 30년 만에 확대되면서 어느 항공사에 운수권이 돌아가게 될지 주목된다. 몽골 울란바토르 노선은 수요 대비 공급이 적어 수익성 확보에 유리, 항공사들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운수권 확보 전쟁을 벌여왔다.
2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항공교통심의위원회를 열고 올해 국제항공 정기운수권 배분에 대해 논의한다. 이날 회의에서는 주요 경합노선에 대한 항공사별 배분 결과와 주요노선 증편 여부 등이 결정된다. 결과는 오후 6시 이후에 나올 예정이다.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번 운수권 배분에서 가장 뜨거운 노선은 인천-울란바토르다. 국토부가 지난달 몽골 항공당국과 회담을 진행, 운수권 확대에 합의한 이 노선은 비행기를 띄우기만 하면 높은 탑승률이 보장되는 '황금 노선'으로 유명하다. 지난 30년간 공급이 크게 제한돼 온 탓이다.
우리나라와 몽골은 지난 1991년 항공협정 체결 당시 양국에서 각 1개의 항공사만 인천-울란바토르 노선을 운항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우리나라에선 대한항공이, 몽골에선 MIAT항공이 각각 주 6회씩 해당 노선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후 우리나라와 몽골을 오가는 여객 수요가 점차 늘어나면서 양국은 지난 2003년부터 수차례 항공회담을 개최했다. 하지만 12회 중 8회가 결렬되는 등 양국간 입장 차이로 교착상태가 지속되며 운항 횟수 증대 등 의미 있는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국내에선 대한항공이 해당 노선을 30년간 독점해왔다.
하지만 공급 확대에 대한 요구가 끊임없이 제기되며 양국 항공당국은 다시 협상에 돌입했다. 공급이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항공권을 구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데다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소비자 불만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과 몽골간 항공수요는 지난해 기준 약 33만명으로 연 평균 약 11% 증가하고 있으나 공급량은 30년째 변화가 없다. 이 때문에 해당 노선의 항공운임이 성수기 기준 최대 100만원 이상으로 치솟는 등 비행시간(3시간30분)이 비슷한 홍콩 등 다른 노선 대비 2배 이상 높게 형성됐다.
양국은 지난달 항공회담을 진행, 인천-울란바토르 노선의 운수권을 기존보다 약 70% 늘리고, 대한항공 외 다른 국적항공사가 취항할 수 있도록 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대한항공이 최대 주6회, 1656석을 공급하던 것에서 2개 항공사가 최대 주9회, 2500석의 좌석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기존보다 844석이 추가된 것이다.
이에 아시아나항공과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일제히 운수권 확보전에 뛰어들었다. 심지어 이미 운수권을 갖고 있는 대한항공도 추가 좌석 확보를 위해 동참했고, 국토부의 제재로 신규노선 취항이 불가능한 진에어도 일단 신청서를 제출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추가 확보된 운수권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대형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는 자사에 운항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LCC들은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며 자신들에게 운수권이 배분돼야 소비자의 선택권이 확대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30년 만의 운수권 확대'의 의미를 각자의 입장에 맞게 해석하며 어필하고 있는 셈이다.
대한항공도 운항 횟수를 늘리기 위해 신청서를 제출했으나 실제 운수권이 추가 배분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진에어의 경우 중대형기를 보유하고 있는 LCC로서 경쟁사 대비 유리한 조건을 갖췄으나 국토부의 제재를 받고 있다는 점이 장애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만약 이번에 진에어가 운수권을 확보한다면 향후 제재 해제 후 운항을 시작하면 된다.
운수권 배분은 통상적으로 1년에 한번, 매년 초에 이뤄진다. 항공사들이 희망 노선의 운수권을 신청하면 전문가들로 구성된 항공교통심의위원회가 기준에 따라 평가를 실시, 배분하는 방식이다. 심의위는 △안정성 및 보안성 △이용자 편의성 △항공 산업 경쟁력 강화 △공공성 제고 △인천공항 환승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최종 결론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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