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최근 세계 경제성장 하방 리스크로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일순위로 꼽히고 있지만, 유럽이야말로 글로벌 성장에 최대 위협이라는 진단이 이어지고 있다.
유로존 산업생산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가파른 속도로 감소하고, 역내외 악재로 내수도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유로존 경제성장률은 겨우 1% 수준을 유지해 지난해에 비해 대폭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유로존 경제의 절반을 차지하는 독일과 프랑스의 상황이 심상치 않다. 독일 제조업 경기하강이 장기화되고 있고, 프랑스는 반정부 ‘노란조끼’ 시위 여파로 소비지출이 정체 수준을 보이고 있다.
루도빅 수브란 알리안츠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 통신에 “프랑스가 소비를 멈추고 독일이 생산을 멈추면 유로존은 정말 심각한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포퓰리즘 정부의 재정정책을 둘러싼 우려에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이 다시 오르고 있고,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는 날이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있다. 오는 5월 유럽의회 선거에서는 반(反)EU 정당들이 득세할 태세여서 기업들이 잔뜩 겁을 먹고 있다.
유로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과거 수치와 2020년까지 전망치 [자료=블룸버그 통신] |
투자자들의 동향 또한 이러한 우려를 단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블룸버그 유로지수는 2017년 중반 이후 최저 수준이며, 유럽증시는 수익률 격차 측면에서 채권 대비 최저 수준이다.
살만 아흐메드 롬바르드오디에 수석 투자전략가는 “중국 성장둔화도 문제지만 중국은 얼마든지 추가 경기부양에 나설 여지가 있다. 하지만 유럽은 경제가 급속도로 악화되는데 경기부양 여지가 극도로 제한돼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부터는 유로존 경제가 회복탄력성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유로존에 대한 단기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했지만, 올해 말에는 유가 하락과 재정정책 효과로 경기가 되살아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알린 슈일링 ABN암로 이코노미스트도 “유로존 역내 경제는 회복탄력성이 강하다. 1분기에는 마이너스 성장, 2분기에는 약한 성장 가능성이 있지만 3분기부터는 되살아날 것”이라며 “유로존이 경기침체에 깊게 빠지거나 장기간 경기하강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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