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베이징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미국 의회에서 화웨이와 ZTE를 직접 겨냥하며 미국 제재와 수출법을 위반하는 중국 통신장비업체들에 반도체 칩과 부품 수출을 금지하는 초당적 법안이 16일(현지시간) 발의됐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공화당의 톰 코튼 상원의원(아칸소)과 마이크 갤러거 하원의원(위스콘신), 민주당의 크리스 밴 홀런 상원의원(메릴랜드)과 루벤 갈레고 하원의원(애리조나)이 공동으로 법안을 제안했다.
이 법안에서는 특히 화웨이와 ZTE가 별도로 명시됐다. 양사는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위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데다, 이들의 장비가 미국인들에 대한 스파이 활동에 쓰인다는 의심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코튼 의원은 성명에서 화웨이 창업자인 런정페이(任正非) 회장이 인민해방군 엔지니어 출신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화웨이는 사실상 중국 공산당의 정보 수집 기구”라고 밝혔다. 이어 “화웨이와 같은 중국 통신업체가 우리의 제재와 수출법을 위반하면 사형 선고가 마땅하다”고 역설했다.
중국 화웨이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7일 정례 언론브리핑에서 이번 법안이 ‘미국의 히스테리’라며, “일부 미국 의원들의 이러한 행동은 극도로 오만하면서도 자신감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사실을 나타낸다”고 반발했다.
그는 “국가 체제를 이용해 온갖 방법으로 중국의 첨단 기업을 압박하고 봉쇄하려는 미국의 의도를 전 세계가 명확히 알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미국 의원들은 중국 기업에 대한 이유 없는 압박과 관련 법안 심의를 중단하고, 중미 상호 신뢰 관계를 위해 도움이 되는 일을 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앞서 런 회장은 오랜 침묵을 깨고 이례적으로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 화웨이가 중국 정부를 대신해 스파이 활동을 한다는 서방국들의 의심을 정면 반박했다.
중국 광둥성 화웨이 본사에서 진행한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런 회장은 “화웨이가 중국 정부를 위해 스파이 활동을 한 적이 절대 없으며 앞으로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나는 내 나라를 사랑하고 공산당을 지지하지만, 내 고객들과 내 회사의 이익에, 또한 전 세계에 해를 가하는 일은 절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나의 개인적인 정치적 믿음과 화웨이의 비즈니스 사이에는 전혀 연관이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고객들의 민감한 정보를 정부가 요구한다면 거절할 것이라며, 미국 및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력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법안이 발의되기 직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화웨이가 T모바일 등 미국 기업들의 산업 기밀을 절도한 혐의에 대해 미 연방 검찰이 수사 중이라며 조만간 기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화웨이 직원이 ‘태피’(Tappy)라 불리는 T모바일의 스마트폰 테스트 로봇 관련 기술을 절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화 대변인은 이와 관련 “이는 기업 간 민사 분쟁에 해당하는 사안으로 이미 2017년에 해결됐다”고 설명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화웨이 창업자인 런정페이(任正非) 회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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