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내부 발화, 대기업 제조사는 책임 없다고 해"
"잠실엘스, 소방시설 문제 많지만 정밀점검 보고서 조작"
[서울=뉴스핌] 이고은 기자 = 지난 8월 10일 새벽 서울 잠실동 잠실엘스 아파트에 화재가 일어나 중학생이 죽고 모친은 뇌사 상태에 빠진 사건이 일어난 가운데, 피해자의 가족이라고 주장하는 청원인이 화재에 대해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호소했다.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화재로 인한 중학생의 죽음, 누구의 잘못인가요? 제발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청원은 지난 15일 게재돼 이날 현재까지 1만1000여명의 서명을 받았다.
청원인은 자신을 잠실엘스 화재사건으로 뇌사상태에 빠진 여성의 남동생이라고 소개했다. 청원인은 매형은 입원해 있다가 회복됐으나 정상적인 활동이 어려운 상태이며, 조카는 삼성서울병원에 후송됐다가 원주 세브란스병원으로 이송했고 병원 도착 당시 사실상 사망했다고 밝혔다.
청원인은 화재 당시 상황에 대해 "8월 9일 식구들이 다 잠든걸 확인한 후 매형은 거실에 있는 에어컨을 끄고 잠자리에 들었다"면서 "10일 새벽 거실 쪽에서 쿵하는 소리가 들려 잠에서 깬 매형이 문을 열어보니 연기가 자욱했다"고 설명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
그러면서 "누나는 자는 조카가 걱정돼 아들을 구해야한다는 생각 하나에 조카의 방으로 향했고 매형도 움직이다 연기를 마셔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면서 "큰 조카가 뒤늦게 화재를 인식한 후 창문을 통해 대피하고 현관문을 열기 위해 입구로 향했으나 도어록이 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청원인은 "화재가 발생하면 화재경보기가 울린다. 10일 화재 당시에도 울렸다"면서 "그런데 경비원은 평소에 고장이 잦았던 경보기였던지라 그날도 고장으로 울린 경보인줄 알고 그냥 끄고 무시했다고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이어 "화재발생 즉시 울린 경보기에 따라 인터폰 등으로라도 확인 후 119에 신고를 했다면 조기에 발견할 수 있었을 것이고, 가까이에 있는 소방대가 출동해 모두 무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청원인은 발화점이 에어컨 내부임에도 불구, 제조사가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화재 후 감식결과, 전원이 꺼져있던 에어컨에서 불이 시작됐다고 한다"면서 "에어컨 내부의 선에 문제가 발생했는데, 에어컨회사는 제품에는 하자가 없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용자의 손이 미치지도 않는 내부에서 불이 발생했는데, 소비자의 과실이라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면서 "엘스아파트의 소방시설은 문제가 많은데, 소방당국에 신고하는 종합정밀점검 보고서에는 정상으로 조작했다고 한다"면서 "아파트경비원 및 관리실의 책임, 작동하지 않은 도어록회사의 책임, 에어컨 제조사의 책임, 경찰의 사건 처리, 소방당국의 시설관리감독 책임을 물어달라"고 호소했다.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