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팅방에 이정원 前사장 등 최고위직 다수 있던 것 확인
서울교통공사 “혼처 알아보려다 실수...채용비리는 아냐”
참여연대 “해명 황당할 따름…인사청탁 강한 의혹 있어”
[서울=뉴스핌] 박진범 기자 = 서울교통공사 고위직이 아들의 면접 수험표 사진을 간부 카톡방에 올려 논란인 가운데, 이정원 당시 서울메트로 사장도 단톡방에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면접 직전 최고 인사권자에게 아들 정보를 사전 노출했다는 점에서 인사개입 의혹은 한층 커질 전망이다.
2일 교통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2급 간부인 A씨는 지난 2016년 5월 6일 이정원 전 사장 등 서울메트로(서울교통공사 전신) 최고위직 간부 71명이 모인 카카오톡 채팅방에 아들 수험표 사진과 수험표에 붙어 있는 증명사진을 올렸다. A씨의 아들이 채용면접을 보기 나흘 전이었다.
당시 서울메트로 전 직원 숫자가 1만명에 달했던 점에 비춰보면 단톡방엔 인사권을 가진 소수의 고위 인사가 모였던 것으로 추측된다.
공사 측 관계자는 이들이 “고위직이라고 봐야 되겠다”고 인정하면서도 “수십 명 각각이 누구인지 현재 확인이 안 된다”고 즉답을 피했다. 이 전 사장 외 다른 채용담당자가 있었을 가능성을 일축한 것이다.
이 관계자는 “지하철이 365일 다니니까 그런 채팅방들이 많다”며 “필요에 따라 만들곤 한다”고 설명했다.
또 인사청탁 의혹이 불거지자 이 전 사장이 직접 감사 지시를 내렸던 점을 강조하면서 “채용비리가 있었다면 경고가 아닌 파면조치 시켰을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했다. 공사 측은 아들 혼처를 구하려다 실수로 간부 단톡방에 수험표 사진을 올린 해프닝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그렇지만 시민단체의 시각은 다르다. 이조은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 간사는 “상식적으로만 봐도 인사 청탁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며 “수험표 사진을 채용에 연관된 사람이 있는 채팅방에 올린 셈인데, 강한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사 측 해명에 대해서도 “실수로 어떻게 수험표를 올리는지”라며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조은 간사는 “감사원이 2017년 발표한 공공기관 채용 인력운용 실태를 보면 드러난 채용비리 중 강원랜드를 포함해 굉장히 다양한 유형이 있었다”며 “(해당 수법이) 특이한 사례는 아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 사건을 두고 김태호 현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지난 1일 페이스북에 “채용비리 개연성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진화에 나섰다.
윤준병 서울시 행정1부시장 역시 댓글을 통해 “아들 혼처를 알아봐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는지 여부를 명확히 해야한다”며 지원 사격에 나섰다. 그러나 혼처를 구한다는 내용이 있으면 일반 사진이 아닌 수험표를 올려도 문제없다는 뜻으로 비칠 소지가 있어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태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이 1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서울시 국정감사를 앞두고 관계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8.10.18 leehs@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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